테크레시피

원시 블랙홀이 별 내부에서 외부를 집어삼키고 있다?

우주 탄생과 거의 동시에 태어난 작은 크기 블랙홀이 항성 안에 포착되어 별을 안쪽에서 삼키고 있다는 가설을 제창한 연구가 2023년 12월 학술지(The Astrophysical Journal)에서 발표됐다. 블랙홀을 내부에 갖는 별 존재가 입증되면 청색낙오성(blue straggler)이라고 불리는 보통은 생각할 수 없는 위치에 존재하는 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주 모든 게 한 지점에서 발생한 빅뱅에선 밀도 높이에 의해 블랙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주 탄생으로부터 1초 이내에 태어나 우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원시 블랙홀은 암흑물질 정체 중 하나로 유망시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천체물리학연구소 연구팀은 원시 블랙홀이 있다면 엄청난 속도로 은하계를 가로지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따라서 별에 부딪혔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은 탄환처럼 별을 뚫어 발견도 불가능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 이론에 대한 연구 논문에선 2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항성에 갇혀 있는 블랙홀이 너무 작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블랙홀은 우주 모든 걸 삼켜서 자라는 몬스터에 비유된다. 하지만 질량이 너무 작으면 거의 물질을 삼킬 수 없기 때문에 항성 안쪽이라는 바로 무제한 뷔페 장소에 빠져도 우주가 끝날 때까지 질량을 2배로 할 수도 없을지 모른다.

2번째 가능성은 블랙홀이 별을 내부에서 소비하기에 충분할 만큼 성장하는 경우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따르면 원시 블랙홀 질량은 종이 클립 10분의 1부터 태양 10만분의 1까지 생각된다고 한다. 소행성이나 준행성에 가까운 질량을 가진 원시 블랙홀이라면 자신을 잡은 항성에 눈에 보이는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제창해 호킹별이라고도 불리는 내부에 블랙홀을 가진 천체에선 원시 블랙홀이 항성을 안쪽에서 흡수하는 과정에서 잉여 에너지가 방출된다. 그 결과 항성은 붉은 거성처럼 팽창하지만 태양 규모 항성이 연료를 소모해 적색거성이 될 때와 같은 온도 상승은 일어나지 않는다.

천문학자는 저온 붉은 거성을 이미 500개 정도 찾아내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붉은 거성이 호킹별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호킹별 중심부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건 붉은 거성이 진성의 길에서 벗어난다는 설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붉은 거성 맥동과 진동을 관찰해 이 별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원시 블랙홀이 우주 전체에 흩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콩알 이하 크기 밖에 안 되고 더구나 고속으로 날아가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별 내부에 잡히지 않은 원시 블랙홀 발견은 상당히 곤란하다. 연구팀은 처음 블랙홀을 찾는 건 어려운 일로 블랙홀은 항성 밖에 있고 은하를 방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블랙홀이 어떻게 별을 내부에서 먹는지 검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호킹별 후보가 될 맥동을 관측해 해당 코어가 블랙홀을 체재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