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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허브 창설자에 EFF상 수여한다

디지털 시대 시민권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조직인 전자프런티어재단 EFF가 해적판 논문 열람 사이트인 사이허브(Sci-Hub) 창설자인 알렉산드라 엘바키얀에게 EFF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EFF상은 저널리즘, 아트, 디지털 액세스, 법률,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이고 기술적, 사회적, 경제적 또는 문화적 공헌을 한 사람이나 조직에 수여되는 상이다. EFF는 EFF상은 지난 30년간 온라인 자유와 혁신을 추구하는 전투에서 주요 리더에게 표창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온라인에도 공개되지만 고액 구독료를 지불하는 유료 회원만 액세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연구자나 학생은 최신 연구 내용을 접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에서 카자흐스탄 출신 프로그래머인 엘바키얀이 2011년 설립한 논문 액세스 사이트가 바로 사이허브다.

사이허브는 이미 전 세계 연구자가 활용하고 있다. 엘바키얀은 자신이 연구 프로젝트를 할 때 연구에 필요한 모든 연구 논문이 결제로 보호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아무 것도 구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이허브는 학술지 결제에서 벗어나 논문에 액세스할 수 있는 사이트다. 물론 사이허브가 진행하는 건 해적판 사이트와 같기 때문에 학술지 출판사로부터 몇 차례씩 소송을 받았다.

EFF 측은 정보와 지식의 자유로운 흐름, 통신 프라이버시는 모든 이들의 자유와 정의, 혁신을 추진하는 인터넷에서 중요한 골격이라며 수백만 명이 경제적으로 접근할 수 없던 과학 지식을 접할 수 있게 된 게 수상 이유라고 밝혔다. EFF는 또 엘바키얀은 사이허브를 통해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저자가 보상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사가 고액 요금을 청구하는 학술 출판의 독특한 구조를 깨려고 노력해왔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EFF는 당초 엘바키얀이 아니라 사이허브라는 웹사이트 자체에 상을 주려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엘바키얀은 EFF가 자신에게 사이허브를 대표해 수상하라고 말한 걸 보면서 정말 지쳤다며 그들은 자신에게 직접 상을 주려 하지 않았다며 사이허브는 자신의 유일한 작품이며 조직이 아니라 팀도 없었다고 밝혔다. EFF는 1998년 리누스 토발즈에게 상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발언 이후 EFF는 수상자를 엘바키얀 개인으로 바꿨다고 한다.

수상식은 2024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만 엘바키얀이 직접 수상식에 참석하는 건 어려울지도 모른다. EFF는 안전한 통신 수단을 통한 원격 출석을 인정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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