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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고대 바빌로니아어 번역이 가능할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인 챗GPT는 인간이 입력한 프롬프트에 대응하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출력할 수 있다. 다국어를 지원하는 챗GPT가 기원 전 사용했던 아카드어(Akkad) 번역은 가능할까. 실제로 한 블로거가 시험을 해봤다고 한다.

고대 문명 콘텐츠를 아카이빙하는 서비스 중 CDIL(Cuneiform Digital Library Initiative)을 보면 구약 성서에도 등장하는 므낫세 부족 조상인 므낫세(manasseh)에 관한 콘텐츠는 번역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이 블로거는 챗GPT에게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등 고대 석판 카탈로그를 열람할 수 있냐고 묻고 므낫세의 이름이 바빌로니아 쐐기 모양 문자로 어떻게 쓰였는지 추측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챗GPT는 문자 번역 과정에는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응답한다며 𒈨𒂗𒀀𒈾(ma-na-si-i 또는 ma-an-si-i)라는 표기로 추측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가 위키피디아에서 확인해본 결과 𒈨𒈾𒋛𒄿(me-na-si-i)라는 표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 역시 포함해 3개 표기(me-na-si-i, ma-na-si-i, ma-an-si-i)로 CDIL 내를 검색했다.

이 중 ‘me-na-si-i’에서 발견된 석판(RINAP 4 Esarhaddon 001, ex. 001 (P422293))은 므낫세 동시대인으로 알려진 왕의 것이었지만 불행하게도 번역은 없었다.

따라서 다시 챗GPT에게 석판 전체 번역을 요청했다. 그러자 챗GPT는 각 문장에 대한 영어 번역문을 출력했다. 다만 챗GPT는 유다 왕 므낫세가 아니라 아쉬르의 마나세(Menasî king in Assur)에 관한 걸 출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블로거는 아카드어나 수메르어 등 언어에 익숙한 실제 번역자가 교정할 수 있지만 세련된 교정을 바탕으로 학습된 챗GPT 버전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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