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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이 투자자 비자 발급 종료한 이유

포르투갈에는 골든 비자라고 불리는 투자자 비자 제도가 있었지만 이 비자 발급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에어비앤비도 새로운 허가가 금지됐다. 이런 배경에 자리잡은 건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골든 비자 제도는 EU 회원국 이외 사람이 포르투갈 국내 부동산에 35만 유로 이상 투자면 주어지는 거주권이다. 하지만 이 비자를 보유한 외국인이 부동산을 사들이고 여기에 에어비앤비를 운영해 돈을 벌면서 현지민이 집을 살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

이번 결정에 대해 포르투갈 총리는 우리 도시를 디즈니랜드로 만들 수는 없다며 현지인이 살 수 없다면 현지 도시가 아니게 된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서유럽 국가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이며 어떻게든 해외 투어객, 투자 등을 불러들이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골든 비자 덕에 부유층 중국인과 미국인 투자자가 부동산을 사러 왔기 때문에 성공적인 느낌이었지만 점차 현지인에게 고통을 안기게 된 것이다.

포르투갈 평균 연간 임금은 최근 수십 년간 변하지 않았고 3만 달러 이하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임금은 2% 정도 상승했지만 2022년에는 일하는 사람 절반 이상 월수입이 1,000유로 이하가 되어 버렸다. 이와 대조적으로 포르투갈 최대 도시인 리스본에선 임대 가격이 1년새 37%나 올랐다. 리스본 다운타운 부동산 60%는 에어비앤비 등 대여형 부동산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은 지난 10년간 40%나 증가했다고 한다.

2019년 포르투갈 정부는 국민 전원에게 적절한 주거를 하는 법령을 만들었지만 결국 정부가 해외 부유층 영입을 계속하고 있어 현지인이 사는 집이 부족해졌고 2022년 10월에는 해외 인원이 포르투갈 최저 월임금 4배 수입만 있으면 신청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매드 비자 발급도 시작했다.

해외에선 고수입 기술 업계 리모트워커가 생활비가 저렴한 해외에서 노매드 생활을 하는 일이 늘었다. 대신 현지인이 고통을 받는 문제도 동시에 일어난다. 멕시코시티에는 미국인이 넘치고 그 탓에 현지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지인 항의로 골든 비자를 발급하고 있는 포르투갈 외에도 비자를 종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영국은 이미 1년 전에 종료했고 아일랜드 역시 종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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