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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원자로 계획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이유

중국 하이난섬에선 2021년 7월부터 소형 원자로(SMR : Small Modular Reactors) 건조가 개시됐다. 링롱1호(Linglong One)으로 명명된 소형 원자로는 청정 에너지가 요구되는 시대에 핵분열에 의한 원자력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 될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링롱1호는 2026년 가동 예정이며 가동 이후 풍력발전터빈 40대에 상당하는 125메가와트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1,000메가와트로 발전하기도 하는 대형 원자로에 비하면 링롱1호 발전량은 소규모다. 그럼에도 많은 설계자는 원자로 소형화를 원한다.

이유 중 하나는 대형 원자로는 비싸고 건조 작업에 지연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 미국에서 건조 중인 보그틀 원전(Vogtle Electric Generating Plant)은 예정보다 7년 지연된 2023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프랑스 플라만빌 원전(Centrale nucléaire de Flamanville)은 10년 늦게 가동을 시작한다.

또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비용은 26% 상승한 반면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에 필요한 비용은 급락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존 화력 발전이나 수력 발전에 비하면 비교적 친환경적인 원자력 발전을 원하는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일부 원자력 발전 지지자는 거대한 원자로에 대해 부정적이며 링롱1호 같은 소형으로 모듈화된 원자로를 복수 사용해 청정 에너지로의 이행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링롱1호 같은 소형 원자로는 소형 모듈로 SMR로 불리며 건조가 저렴하며 사고 위험이 낮다고 여겨지고 있다. 현재 SMR은 실험 단계로 만일 링롱1호가 성공하면 중국 정부는 이 설계를 이용해 많은 건조 프로젝트나 해수를 담수화하는 플랜트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 스타트업인 누스케일파워(NuScale Power)는 77메가와트 SMR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대 12기 원자로를 이용해 거대한 원자력 발전소를 건조하는 걸 상정하고 있다. 누스케일파워는 2030년까지 미국 아이다호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물론 SMR에 대한 의문도 높아지고 있다. 스탠포드대학과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SMR은 기존 원자력 발전소보다 더 많은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한다. 또 일부 원자력 분석가는 악의적 인물이 SMR 설계를 활용해 무기로 전환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나 영국 원자력 규제국, 프랑스 원자력 안전국 등 원자력 규제 당국은 SMR을 승인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형 원자로 대부분은 우라늄 235를 3∼5% 포함하는 연료를 사용하지만 SMR은 우라늄 235를 5∼20% 포함하는 연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고함유 저농축 우라늄(HALEU)이라고 불리는 후자 연료는 현재 러시아 테크로닉(Techsnabexport) 1개사 판매에 그치고 있다. 미국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선 미국 내 HALEU를 제조, 수송하는 연구를 실시하는 기업에 7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전 세계에서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는 지정학적 영향을 받기 어려운 글로벌 HALEU 공급망 확립을 과제로 여기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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