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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서 가동 예정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은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핀란드에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지층 처분하기 위한 시설이 2024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은 온칼로(Onkalo)라고 불린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커 격리해 보관해야 한다. 이 저장 시설은 핀란드어로 공동, 핏을 의미하는 온칼로로 명명되어 있으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10만년에 걸쳐 지하 430m 깊이 암반에 저장한다.

핀란드는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핀란드 전력 40% 이상이 원자력 발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편 원자력 발전에선 고온에서 고방사성 사용이 끝난 연료봉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 처리가 큰 문제다. 또 핀란드에선 2019년 2,300톤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은 중간 저장 시설에 저장된 채로 되어 있다.

많은 전문가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은 온칼로와 같은 지층 처분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인정하고 있지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최종 처분장은 지역 주민 찬동을 얻기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2009년에는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 예정이던 유카 마운틴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 지역 사회 수용이나 관여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중지됐다.

한편 온칼로에 가까운 지역 주민은 원자력 발전에 이해가 있어 핀란드는 2000년 최종 처분장으로 승인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원자력 기관에 대한 높은 신뢰와 기업에 방사성 폐기물 처리 솔루션 개발을 장려하는 원자력 에너지법 등 핀란드 내 독특한 문화, 정치적 조건도 있어 온칼로 인가에 이르렀다고 한다.

온칼로를 개발, 운영하는 POSIVA에 따르면 온칼로 암반은 안정적이며 다음 빙하기가 끝날 때까지는 이 부근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지진보다 중대한 위협으로 지하수를 들 수 있고 온칼로를 굴착하는 작업원은 지하수를 피하면서 굴착할 필요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하수가 방사성 폐기물 저장고에 침투하더라도 사용한 핵연료에 도달하기 위해선 벤토나이트와 구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 확산을 최소화 또는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중간 저장 풀에서 수십 년간 냉각된 사용한 핵연료봉은 온칼로에 도착한 뒤 부착된 수분이 제거되고 다양한 공정을 거쳐 구리 재질 용기에 밀폐된다. 구리는 부식되기 어렵고 지하수는 저장 시설에 도달하기 전에 화학 반응이나 미생물 작용에 의해 반응성이 손실된다. 또 용기를 둘러싸는 벤토나이트도 미생물 침입을 방해하는 기능이 있어 용기 수명은 10만년이 넘는다고 한다.

만일 용기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더라도 지표에 영향을 미치려면 수십 년이 필요하며 그 사이 방사성 레벨이 저하된다. 누설된 방사성 물질 영향은 최소한으로 억제된다는 얘기다.

한편 핀란드 내 우려가 모두 불식된 건 아니다. 핀란드 자연보호협회는 방사성 물질의 장기적 독성과 생물 농축을 우려하고 있다. 또 한 지질학자는 다음 빙하기가 오면 토양과 암석이 동결되어 압력이 가해져 저장 시설이 손상될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온칼로는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방사성 폐기물 저장을 시작할 예정이며 2120년 저장 시설이 가득 차면 온칼로 입구 터널이 봉쇄되고 저장 시설은 모두 파괴된다. 온칼로 측은 온칼로는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합리적이라면서 방사성 폐기물 처리를 다음 세대에 밀어붙이는 건 미래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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