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의 대형 업그레이드인 더머지(The Merge) 1단계가 완료됐다. 많은 암호화폐 관계자가 주목하는 더머지는 뭘까.
현재 이더리움에서 채택되는 시스템은 PoW(Proof of Work)로 어떤 사용자가 데이터 증명에 필요한 계산 작업을 담당해 승인하는 것으로 블록이 추가되는 구조다. 계산을 한 사용자는 보상으로 암호화폐가 주어지기 때문에 데이터 승인 작업은 마이닝이라고 하며 계산 리소스를 제공하는 사용자는 마이너라고 한다.
PoW를 채택하는 이점은 엔티티 하나가 너무 큰 영향력을 갖지 못하게 해 거래 기록을 변조하는 걸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편 증명 작업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워지기 때문에 마이닝에는 강력한 하드웨어와 방대한 전기가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그 결과 일부 마이너는 더 강력한 하드웨어에 투자해 전용 채굴 센터를 건설하게 되어 전기 요금이 저렴한 장소에는 대량 마이너가 모이게 된다.
암호화폐 채굴이 활발해지면 그만큼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고 하드웨어 전자폐기물도 발생한다. 최근에는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PoW를 채택하는 비트코인에 대한 채굴로 에너지 소비나 환경 오염을 문제시하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으며 채굴 기업이 청정 전력을 사용한다며 원자력 발전 기업과 손잡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이는 블록체인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여기에서 검토되는 게 PoS(Proof of Stake)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PoS는 블록을 승인하는 유효성 검사기가 일정 금액 암호화폐를 기부하고 이 금액에 따라 블록 승인 작업이 할당된다. 데이터는 계산 리소스를 제공한 보상에 암호화폐 토큰을 얻을 수 있지만 부정이나 결함이 있을 경우 스테이크 금액을 잃는 구조다.
더머지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증명서 전환 작업이다. 이더리움 밸리데이터가 되기 위해선 적어도 32ETH 스테이크가 필요하다. 이점으로 꼽히는 건 승인 작업에 강력한 게산 자원이나 방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더리움재단에 따르면 더머지가 성공하고 증명서 전환이 완료되면 이더리움 블록체인 에너지 소비는 99.95%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에너지 소비량을 추적하는 사이트 디지코미스트 측에 따르면 더머지가 성공하면 연간 3,000만∼3,500만 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삭감된다는 것. 이는 아일랜드와 스위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필적하는 양이며 기후변화 대책으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더머지는 밸라트릭스(Bellatrix), 파리(Paris) 2단계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9월 6일 완료된 첫 단계인 벨라트릭스는 비콘체인이라는 블록체인을 이더리움에 통합해 블록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단계 파리에선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증명서 승인 시스템이 중단되고 증명서로의 전환이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증명에 대응해 설비 투자를 해온 마이너로부터는 하드웨어 성능에 좌우되지 않는 증명으로의 이행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PoS를 채용하는 소프트웨어로의 갱신을 거부하는 움직임이나 낡은 PoW를 이용한 포크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런 반대 활동이 성공하고 더머지 완료 후 이더리움에 충분한 밸리데이터가 참여하지 않으면 블록체인에 대한 보안 위험이 생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