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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스마트폰 수리 부품 5년 제공 의무화 검토중

유럽의회가 지난 8월 31일 스마트폰‧태블릿 배터리 수명과 수리용 예비 부품 가용성에 대한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리 용이성을 개선하는 걸 목적으로 하며 새로 단말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수리를 거듭해 같은 단말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삭감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배터리 수명과 배터리 교체 가능성은 사용자 편의성과 환경 보호에 중요하다. 따라서 유럽의회는 지난 3월 10일 배터리가 있는 제품에서 배터리를 제거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의무화하는 규칙을 채택했다. 이는 EU가 중시하는 환경에 대한 부하 경감 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침공에 영향을 받은 원재료 조달 취약성이라는 점에서 배터리 수명이 제품 수명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상태 규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배터리 규칙에 따라 기업은 배터리를 본체에 내장해 제거할 수 없게 하는 게 금지되고 교체용 배터리를 제품 시장 투입 10년 이상 이용 가능하게 하는 것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새롭게 공개된 초안에선 적어도 15종류 스마트폰과 태블릿 부품에 대해 기기가 처음 판매되고 5년간 제조사가 전문 수리업자에게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교체용 배터리, 디스플레이, 충전기, 뒷면 덮개, SIM 카드가 들어간 트레이에 대한 액세스를 5년간 보장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리 가능성을 높이는 초안은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는 목적 뿐 아니라 유럽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삭감하기 위한 제안이 되고 있다. EU는 내구성이 높고 수리가 쉬운 제품을 제조하도록 제조사에 강제해 전자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며 기기에 필요한 재료 재활용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 라이프사이클을 5년 연장하는 것으로 차량 운전 500만 대를 멈추게 하는 것에 거의 상당할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한다. EU는 또 제조사가 5년간 교체용 배터리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 대신 배터리 내구성 테스트를 충족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며 테스트 기준을 제시한다. 배터리 테스트는 1,000회 완전 충전 이후 80% 성능을 달성해야 하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배터리 수명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유럽의회는 지난 4월 수리할 권리 개선에 관한 제안을 채택하거나 6월에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충전기를 USB 타입C로 통일해 유니버설 충전기를 의무화하는 제안에 합의하거나 충전기, 배터리, 단말 부품 편리성을 높여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리와 재활용을 용이하게 해 제조와 사용에 따른 에너지 소비를 3분의 1까지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제조사는 더 많은 부품을 얻어야 한다는 건 전자폐기물이 줄더라도 그만큼 플라스틱 소비량이 늘어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U 규제는 대기업보다 소규모 스마트폰 제조사에 엄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전체 가격이 올라가고 저가 브랜드를 시장에서 쓸어버리는 영향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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