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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제휴 없었다면 지금의 TSMC는 없다”

대만 파운드리 업계 1위 점유율을 보유한 TSMC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판매하는 애플 칩 제조를 맡고 있다. 애플과 TSMC간 제휴에 대해 인텔 아키텍처 그래픽 소프트웨어 부문 엔지니어인 푸쉬카르 라나드(Pushkar Ranade)가 해설해 눈길을 끈다.

반도체 제조 업계에서 오랫동안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윈도 PC용 CPU를 설계해 대량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대량 실리콘 웨이퍼를 확보하고 생산해 수율과 이익률을 높이고 인텔은 40년 이상 반도체 제조 업계를 견인해왔다. PC용 CPU 성능은 클록 속도를 지표로 삼아 어쨌든 높은 클록 속도로 성능을 내는 게 요구되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용 칩이 등장하면서 단순히 성능이 높을 뿐 아니라 높은 전력 효율도 요구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TSMC는 인텔과 달리 모바일용 칩 생산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애플은 아이폰 첫 몇 해 동안 TSMC 고객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메인 칩 제조를 삼성전자에 맡겼다. 애플이 TSMC와 본격적으로 제휴한 건 2014년. 같은 해 가을 발표된 아이폰6이나 4세대 아이패드 미니에 탑재된 20nm 제조공정을 채택한 SoC인 A8은 TSMC 노드로 생산됐다. 2014년 이후 TSMC는 애플 설계 칩 뿐 아니라 애플 제품에 탑재되는 퀄컴과 브로드컴 칩과 센서를 생산하고 있다.

A7 출하 이후 애플은 TSMC 고급 기술 노드에서 주요 고객이다. 애플은 독자 개발한 5G 모뎀 칩 설계에 3nm 제조공정을 채택하고 있으며 TSMC는 N3 노드에서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TSMC는 모바일화 분위기에서 큰 혜택을 받았고 2014년 애플 SoC 제조를 맡고나서부터 현저하게 수익이 늘었다. 2020년 애플은 TGSMC 총소득 중 25%에 해당하는 110억 달러에 공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애플은 매년 가을 아이폰 신모델을 발표하기 때문에 TSMC는 연간 경상 이익 50%를 불과 반년에서 9개월 정도에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애플 덕분에 TSMC는 노드에 대한 투자를 압도적인 속도로 회수할 수 있어 추가 설비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 애플과 사업을 제휴한 이후 TSMC는 첨단 노드 개발에 계속 투자할 수 있게 된 것.

A8 출시 3년 뒤인 2017년 TSMC는 창사 30주년을 맞았다. 기념 이벤트에 초대된 건 애플 제프 윌리엄스 COO였다. 이 행사에서 윌리엄스 COO는 애플과 TSMC간 파트너십이 처음 논의된 건 2010년이었다며 이후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칩 100%를 TSMC와 조달한다는 계약을 맺고 TSMC는 애플과 계약에 응하기 위해 타이난 공장에 90억 달러를 투자해 직원 6,000명이 24시간 체제로 칩을 생산하도록 체제를 정리했다. 그 결과 TSMC는 애플에 5억 개 이상 칩을 출하할 수 있게 됐다.

윌리엄스 COO는 TSMC가 지금까지 250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이 중 90억 달러를 애플이 투자한 것이라며 한 기업에 90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10년간 과제는 칩이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충분한 처리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칩 같은 고급 노드에서 고속, 고성능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건 TSMC가 가장 복잡하고 고급 노드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하다. 애플 제품 생산으로 TSMC 제조성이 빠르게 오르고 엔비디아나 AMD 등 고객에게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이 TSMC에 대량 주문을 하지 않았다면 TSMC가 선진적 노드용 반도체 제조로 인텔을 따라잡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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