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이미지 파일 포맷 GIF 개발자인 스티브 윌하이트(Steve Wilhite)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했다. 그가 개발한 이후 전 세계 웹사이트나 SNS에서 애용되고 있는 GIF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스티브 윌하이트가 GIF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1980년대 당시 그가 소속되어 있던 미국 대형 PC 통신 회사인 컴퓨서브(CompuServe) 임원인 알렉산더 트레버의 요청 때문이다. 당시 애플이나 IBM 등 제조사가 독자 이미지 포맷을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트레버는 79종류 포맷으로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게 싫었고 그래서 컴퓨서브에는 세계 공통 이미지 포맷이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널리 사용되는 이미지 포맷으로는 당시 이미 JPG가 존재했지만 JPG에는 주가 차트나 일기 예보 같은 이미지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여기에 트레버는 다이얼업 모뎀이 주류였던 시대에 경량으로 외형이 좋은 화상 파일 포맷을 만들도록 윌하이트에게 의뢰했다.
이렇게 GIF 개발에 착수한 윌하이트는 LZW라는 고효율 데이터 압축 기술에 주목했다. 트레버가 보여준 컴퓨서브 요구에 부응하기에 최적인 압축 알고리즘으로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화상 정보를 가능한 한 적은 용량에 담을 수 있는 GIF 포맷을 개발해 1987년 6월 15일 출시했다.
GIF에 대해 트레버는 이 이미지 포맷은 자신의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했으며 컴퓨서브 제품에도 유용했다고 말한다. 또 GIF는 정지화면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작성에도 편리했기 때문에 컴퓨서브 제품 뿐 아니라 첫 그래픽 브라우저인 모자이크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등에도 채택되어 보급됐다. 그 중에서도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에서 GIF가 루프 재생되는 사양은 GIF 애니메이션이 인터넷 밈 주요 매체 중 하나가 되는 일종의 최면술적인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고 한다.
인터넷이 빨라지고 세련된 표현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에 GIF가 시대에 떨어진다고 간주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SNS 트위터와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인 텀블러가 등장하며 GIF는 되살아났다. GIF 부활은 256색 컬러 팔레트 같은 1980년대 기술적 제한이 GIF에선 불후의 매력 일부가 됐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브로드밴드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인터넷 사용자는 파일 크기를 신경 쓰지 않고 화상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GIF는 여전히 큰 존재감을 갖고 있다. 2020년에는 GIF 최대 보관 장소인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지피(GIPHY)가 페이스북에 4억 달러로 인수됐다.
GIF를 개발한 공으로 윌하이트는 2013년 인터넷 업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웨비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트레버는 윌하이트는 GIF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는 그의 알려지지 않은 실적 중 하나라며 그가 GIF를 고안했을 당시 그는 이미 컴퓨터 언어 포트란이나 베이직을 이용한 컴퓨서브용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을 혼자 만들고 컴퓨서브 호스트 마이크로 인터페이스(Host Micro Interface) 프로토콜도 다뤘다. 덕분에 컴퓨서브 소프트웨어는 그래픽적인 표현을 할수 있게 됐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