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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동물도 익사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연간 23만 6,000명이 익사하고 있다. 수영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물고기나 돌고래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수중에 사는 물고기나 해양 동물도 익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설해 눈길을 끈다.

우리가 공기 중에 산소를 흡입하듯 물고기는 물에 녹아있는 용존 산소를 이용해 살고 있다. 인간이 익사하는 건 수중이라면 산소가 잡히지 않고 질식하기 때문. 해양 동물도 인간과 같은 메커니즘은 아니지만 수중에서 산소를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질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다수 물고기는 아가미를 통과시켜 물 속 용존 산소를 흡수해 체내 이산화탄소를ㄹ 배출한다. 하지만 아가미가 손상되거나 어떤 상황으로 물이 아가미를 통과하지 않으면 물고기는 산소를 섭취하지 못하고 질식한다. 아가미에서 산소를 흡수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원인으로는 낚시바늘에 걸려 상처를 입거나 세균이 번식해 물 통과를 저해하거나 세균이 아가미 자체를 분해하거나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는 것과 같다.

또 일부 물고기는 가만히 있어도 아가미 호흡을 할 수 있지만 참치와 가다랭이 같은 물고기는 물이 아가마를 통과하도록 항상 수영을 해야 한다. 그 탓에 이런 물고기가 어망 등에 걸려 수영을 멈추면 그대로 질식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일부 상어도 계속 수영하지 않으면 아가미 호흡을 할 수 없지만 악질적 어부는 상어 지느러미를 손에 넣기 위해 지느러미만 자르고 상어 본체를 바다에 버려 버리기 때문에 지느러미가 잘린 상어는 질식하거나 포식자에게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이런 어업 행위 자체는 지속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개는 불법 행위다.

물고기는 기본적으로 아가미 호흡을 하는 한편 거북이나 돌고래 등 해양 생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폐호흡을 한다. 당연히 이런 해양 동물은 수면에 부상해 숨을 쉬지 않으면 죽어 버리지만 어망 등에 걸려 호흡할 수 없게 되어 죽어 버리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원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자망(drift net)은 많은 해양 생물을 잘못 잡아 죽여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되고 있다. 유자망은 눈에 걸리는 걸 무차별로 잡기 때문에 어부가 팔 생각이 없는 바다거북이나 돌고래 등도 포획해 버린다. 또 고래 같은 큰 동물도 긴 로프에 얽혀 숨을 쉴 수 없게 되어버릴 수 있다.

연간 얼마나 많은 해양 생물이 질식사하는 지 알 수는 없지만 국제포경위원회는 연간 30만 마리에 달하는 고래와 돌고래가 어망에 얽혀 사망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 땔론 물에 호흡하기 충분한 용존 산소가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어떤 이유로 단번에 수역 부영양화가 진행되면 플랑크톤이 대량 발생해 적조나 청조가 일어나 단기간에 대량 산소가 소비되어 해당 수역 물고기가 질식사한다. 바다는 연결되어 있는 다른 수역과 섞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특정 수역에서 잃은 산소를 곧바로 보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밖에 따뜻한 물은 찬물보다 용존 산소가 적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에 따라 용존 산소량이 적은 해역이 늘어날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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