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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9일간 조난당한 남성,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사하라 사막은 남북 1,700km에 퍼져 있고 아프리카 대륙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한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투성이 사막에서 조난 당한 남성이 살아남았다. 어떻게 혼자 살아남았을까.

보통 인간은 3일간 물을 마시지 못하면 죽어 버린다. 하지만 사하라 사막에선 거의 구름이 발생하지 않고 비가 오지 않아 물을 구하는 건 어렵다. 사하라 사막 기온은 여름에는 40도, 때론 48도에 이른다. 심하게 내리 쬐는 햇볕을 조심하지 않으면 일사병이나 심한 햇볕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수억 개 모래알로 인한 모래폭풍이 일어나 눈과 목을 긁는 일도 다반사다.

사하라는 1,000만㎢ 이상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며 미국 본토가 쏙 들어가 버릴 정도다. 인구는 2,500만 명으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다시 말해 사하라 사막에서 1명이 조난 당하는 경우 다른 사람을 만날 확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지역이라는 의미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하라 사막에서 9일간 조난 당했지만 생존한 남성이 있다. 1986년 사하라 사막에서 열린 251km 코스를 6일 동안 달리는 마라톤인 사하라 사막 마라톤(Marathon des Sables)이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 마라톤은 지구상에서 가장 힘든 레이스라고 불릴 만큼 위험하고 어려운 경기다.

1994년 이탈리아 마우로 프로스페리(maro prosperi)라는 남성이 마라톤에 참가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경험을 가진 숙련자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고 이 마라톤에 참가했다. 프로스페리는 경기 중 가장 힘들다는 4일째 46도까지 도달한 기온 탓에 모래 폭풍이 발생하고 시야를 빼앗긴다. 멈춰버리면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 모래 폭풍 속을 계속 달렸고 8시간 이어진 모래 폭풍 속을 계속 이동한 결과 프로스페리는 완전히 코스를 벗어나 버린 걸 알게 됐다.

프로스페리는 하룻밤 자고 난 뒤 다른 주자를 만날 걸 기대하고 4시간 동안 달렸지만 누구와도 만날 수 없었다. 주위에는 모래 언덕만 있었고 그는 지평서 끝까지 사람은커녕 코스 표적조차 찾지 못해 소름이 끼쳤다고 한다.

24시간 급수 지점을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그는 자신의 소변을 마셔 갈증을 달래면서 그 자리에 머물러 구조를 기다리기로 했다. 몇 시간 뒤 구조 헬기가 근처를 선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신호탄을 하늘로 발사했지만 빛이 너무 작아서 그런지 헬기는 보지 못했고 그냥 날아가 버렸다.

다음날 물을 찾가 걷기 시작한 그는 다행스럽게도 방치된 원주민 사원을 발견했다. 가방에 포장했던 음식과 돌에 쌓이는 아침 이슬, 끓인 소변, 운이 좋게 발견한 박쥐 피 등을 마시고 굶주림과 갈증을 해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원에서 보낼 수는 있어도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이탈리아에서 기다리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살아 돌아가야 한다고 결심하고 사원에서 2일을 보낸 뒤 새벽 차가운 시간대에 출발했고 이후 아침, 저녁, 밤에 움직이고 기온이 높은 낮에는 절벽과 동굴 등 그늘에 들어가고 추운 밤에는 모래 중간에서 자는 걸 반복해가며 앞으로 보이는 산을 향해 계속 전진했다.

며칠 동안 계속 전진한 그는 기적적으로 오아시스를 발견한다. 오아시스에 갔지만 목이 장시간 건조해진 탓인지 물을 잘 마실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물 근처에 누워 몸을 습기에 적응시켜 조금씩 물을 마셨다. 그는 조난 8일째 드디어 폭 잘 수 있었다고 한다. 다음날 그는 다시 산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몇 시간 걸었는데 앞에 염소 흔적이 보였다. 발자국을 따라 걸어가면 인간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고 결국 한 여성 모습이 보였다고 한다.

며칠 만에 만난 다른 사람에게 곧바로 달려갔지만 여성은 공포심을 느껴 도망가버렸다. 하지만 그는 여성을 쫓아 유목민이 사는 천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순회하던 군 경비대와 만난 그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그는 자신이 어디까지 갔는지 알게 됐는데 무려 289km 떨어진 지점까지 갔다고 한다. 그는 15kg이나 몸무게가 줄었고 치료를 위해 16리터 수혈이 필요했다. 이탈리아로 돌아가 아내와 재회할 수 있었지만 간 등 장기가 손상되어 완치까지는 거의 2년이 걸렸다고 한다. 더 놀라운 건 그는 이후에도 몇 차례 이 사막 마라톤에 재도전했고 2001년에는 1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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