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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CEO “애플 전기차 두렵지 않다”

독일 자동차 생산 업체인 폭스바겐 CEO인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가 애플이 독자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기자동차에 대해 우린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발언하면서 자동차 생산 진입은 IT 대기업도 어렵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2015년부터 애플은 전기 자동차를 자체 개발하는 프로젝트 타이탄을 극비리에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로젝트 타이탄 관련 소문은 2021년 들어 가열되기 시작했고 2021년 1월에는 애플이 자율주행 차량 제조를 현대자동차그룹에 위탁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자사 자동차에 대한 어떤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애플에 대해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자동차 제조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다는 걸 말하고 있다. 그는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애플은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전문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생산에 참여하는 흐름은 논리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하면서 자동차 산업은 전형적인 기술 부문과는 다르기 때문에 단 한 번 도전으로 가능해지는 건 아니라고 답했다. 애플이 하룻밤 사이 전기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폭스바겐은 2013년 e-업(e-up!)으로 전기자동차 분야에 진출한 걸 시작으로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시장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5년 전기 자동차 생산 목표를 150만 대로 잡고 있다. 또 2021년 2월 10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자율주행 운전 솔루션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소문에 대해 헤르베르트 디스 CEO는 우린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인 배경에는 이런 전기 자동차 제조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배경에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벤처 투자사 루프벤처스(Loup Ventures) 공동창업자인 진 문스터(Gene Munster)는 애플이 전기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면 확실히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애플이 가진 소프트웨어 기술은 좋지만 자동차를 만드는 분야에선 신생이고 미경험자에 불과하다면서도 그럼에도 테슬라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애플과 테슬라 동향을 쫓은 경험을 바탕으로 양사 비즈니스 모델을 깊이 이해하고 테슬라가 자동차 기업이이라기보다는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기술 기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CEO의 경력이나 테슬라의 운영 방식을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애플이 뭔가 새로운 분야 진입을 준비할 때와 실제로 빛을 보게 될 때를 구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애플이 차를 만들겠다는 야심이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애플 전기차가 진짜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제조사와 협상 소문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애플이 구체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려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다양한 업종 중에서도 신규 진입이 어려운 분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애플이 보도에서 나온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상이 무산되더라도 자동차 업계에 발을 디딜 의지가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문스터는 애플이 추구할 성장 여지가 이 분야에 있고 애플이 참여하게 되면 테슬라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애플이 참여하게 되면 애플 TV+ 같은 앱이나 자동차에 탑재한 카플레이 같은 제품 일부 기능이 아닌 제품에서 얻을 수 있는 마법 같은 경험 전체를 디자인하게 될 것이며 자동차의 미래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서비스에서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 이 분야는 애플이 가장 잘해온 분야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애플이 자동차 모든 걸 자유롭게 디자인할 경우 기존 개념을 깨는 뭔가를 갖추게 될 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맥북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서 쌓아온 배터리 제어 기술이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애플이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해온 자율주행 기능 역시 선진적 기술이 될 가능성도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애플이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려면 개발이나 제조 경험, 시설을 갖추고 애플 브랜드 전기차 OEM을 할 파트너가 필요하다. 얼마 전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르노가 애플 제휴 파트너로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르노는 지금까지 업체 제휴 경험이 풍부하고 유럽에 잉여 생산 능력을 갖췄다. 물론 닛산 등이 애플과는 더 이상 협상하지 않는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애플과 손을 잡게 될 제조사가 어디가 될지, 또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입을 둘러싼 예상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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