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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이 발행한 첫 디지털 통화

바하마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디지털 통화 CBDC인 샌드달러(Sand Dollar)를 10월 20일(현지시간) 발행했다.

바하마중앙은행에 따르면 샌드달러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 전문 개발 기업인 NZIA가 설계한 것이다. 다단계 인증 보안 휴대폰을 통해 계정에 액세스할 수 있다. 바하마중앙은행에 의해 승인된 전자화폐 지불 시스템 지원 매장은 모두 샌드달러를 이용해 지불할 수 있다. 거래 수수료도 무시할 만한 수준. 또 바하마 국민 39만 3,000명 중 90%가 개인 휴대 전화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바하마 정부가 CBDC 발행 프로젝트를 발표한 건 2019년 3월이다. 당시 바하마 내 인구 2만 5,000명인 엑슈마섬, 인구 4만 8,000명인 아바코섬에 샌드달러를 시범 도입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때 샌드달러 환율은 거래되는 미국 달러와 1:1 고정시켰다.

바하마가 샌드달러 도입을 추진한 건 은행 인프라 문제가 크다. 바하마는 7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사람이 거주하는 건 30개 뿐이며 은행에 접근할 수단이 없는 섬도 있다. 디지털 통화를 중앙은행이 발행, 운용해 현금 거래 기회가 줄어든 바하마 전체 금융의 포괄적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바하마중앙은행 측은 CBDC가 은행에 접근하지 못하는 주민에게 디지털 결제 인프라와 은행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CBDC 도입을 검토하는 건 바하마 뿐만은 아니다. 중국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 규제를 목적으로 디지털 위안 발행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맞춰 테스트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반면 미국은 디지털 달러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국네통화기금 연차 총회 패널 토론에서 미국이 CBDC를 어떤 국가보다 앞서 발생하는 것보다는 실수 없이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미국 달러는 세계 준비 통화로 미국 달러 CBDC를 내놓는 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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