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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틱톡, 9월 15일까지 자국 기업에 매각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3일(현지시간) 단편 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에 대해 미국 내 사업을 9월 15일까지 미국 기업에 팔지 않으면 미국에서 이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틱톡을 인수할 미국 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에선 민주, 공화 양당이 개인 정보 보호 우려를 문제로 지적한 틱톡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7월 31일 미국에서 틱톡 금지를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틱톡은 미국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될 게 확실시되지만 평소에도 틱톡 인수 협상을 진행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8월 2일 공식 블로그를 업데이트, 앞으로도 인수 협상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발표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한 점을 밝히고 9월 15일까지 협의를 정리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3일 회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발표를 언급하고 마이크로소프트나 다른 기업 등 미국 내 안전한 대기업이 틱톡을 인수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협상이 적절한 거래가 되지 않고 미 재무부가 돈을 얻을 수 없는 형태로 정리된다면 틱톡은 9월 15일 미국 내 사업을 마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금지하려는 태도를 완화해 미국 기업이 인수하면 비즈니스 연속성을 허용하는 정책으로 전환한 건 스티븐 무뉴신 재무장관을 비롯한 관료 움직임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젊은층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얻는 앱 사용 금지를 주저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인수 협상에 합의하면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내 틱톡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맡게 된다. 틱톡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틱톡 사용자가 사랑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기준의 개인 정보 안전 보호를 추가할 것이라며 자사는 인수 참여 기회를 준 미국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며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안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 전문가는 틱톡 소유권을 미국 기업에 옮기는 건 틱톡에 대한 중국 정부 영향력을 둘러싼 우려를 없애는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사용자 데이터를 완전히 마이크로소프트로 이관하려면 강력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용자 데이터가 마이크로소프트 것이 되더라도 이전에 복사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건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틱톡 인수를 노릴까.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모장(Mojang), 비즈니스 소셜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깃허브(GitHub) 같은 유명 기업 인수를 진행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본적으로 기업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스카이프와 노키아 휴대폰 사업 부문 인수 실패에서 큰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틱톡을 인수하더라도 브랜드는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틱톡에서 얻은 데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맹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윈도를 품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B2C 서비스에선 성공 사례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 행동 인식과 차이가 있고 이 차이를 틱톡으로 해소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PC 운영체제에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쥐고 있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세대는 안드로이드와 iOS, 크롬북을 이용한다. 실제로 이메일과 문서 공유는 이제 구글 G메일이나 구글독스가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모바일 흐름을 놓쳐 버렸기 때문에 구글과 애플을 잡으려고 틱톡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또 구글은 유튜브 사용자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통합할 계획이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에 틱톡 사용자를 더하려할 계획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틱톡에서 슈팅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다가 화면만 클릭하면 곧바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또 틱톡은 사용자에게 추천 영상이나 영상 처리용 필터를 소개하는 기능, 동영상에서 얼굴 인식 기능에 AI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있어 틱톡은 소비자 AI 응용 예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혼합현실과 홀로렌즈 등 AR, VR 기술을 응용한 필터와 광고 실험장으로 틱톡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틱톡 인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이크로소프트가 접근하게 될 데이터와 사용자 취급에 관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 미국 사용자에 대한 모든 개인 정보가 미국으로 전송되어 국외 반출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는 건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사업 뿐이며 유럽을 포함한 100개국 이상에선 계속 런던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가 운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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