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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말하는 ‘장난감 제조사 경영이 어려운 점’

투자자 사이에선 수십 년 전부터 장난감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건 매우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투자자 번 호바트(Byrne Hobart)는 그 이유가 저출산에 따른 매출 감소가 아니라 장난감 제조사 특유의 경영 어려움에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모노폴리 등을 판매하는 하스브로와 바비, 출판사인 마텔은 수십 년 동안 주가에 큰 움직임이 없다. 주가에 큰 변동이 없는 건 오히려 좋은 편이다. 1950년대 미국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였던 루이스막스앤컴퍼니(Louis Marx and Company)는 1980년 도산했고 배추머리인형(Cabbage Patch Kids) 붐으로 1985년 포춘500에도 이름을 올린 기업 중에도 최고의 자기자본 이익률을 기록했던 코레코(Coleco) 역시 붐 이후 1988년 도산했다. 장난감 양판점 경영도 어려워 토이저러스가 2018년 파산했다. 장난감 업계에서 큰 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기업과 판매한 양판점도 경영은 어렵고 안정적 이익을 창출하는 건 어렵다고 말한다.

장난감 제조 업체와 양판점 경영이 어려운 이유로는 장난감 사업이 1년 주기로 운영되는 걸 들 수 있다. 예년 장난감 매출 중 40%는 홀리데이 시즌에 발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크리스마스 이전 2주에 발생한다. 또 미국 장난감 매출 중 84%는 중국으로부터 수출에 의한 것으로 수송 절차만 해도 몇 개월 전부터 장난감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저렴한 장난감은 가격으로 승부할 수 있지만 이익률이 높은 장난감을 판매하는 효과적인 광고 캠페인이 필요하다. 크리스마스까지 TV 광고를 미리 구입하고 연말까지 상품이 인식되도록 3∼5월부터 연말까지 광고를 방송한다.

그 뿐 아니라 장난감 제조업체는 성수기보다 빠른 시기에 트렌드 예측과 제품 개발을 수행해 결과를 내야 한다. 장난감 트렌드는 오래 가지 않는 경향이 있어 매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장난감 제조업체에게 제품 개발은 도박과 같은 것이다.

소수 기업이 장난감이나 장난감에 가까운 사업 결과를 내 게임업계와 디즈니는 안정적 수익을 올린다. 장난감 업계에서 안정적인 기업의 공통점은 많은 장난감 업체가 고전하는 문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데에 있다.

수많은 장난감 제조업체는 매년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고급스러운 어린이 감성에 호소하는 3가지 요소를 충족하는 장난감을 개발한다. 어린이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 장난감에서 졸업하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어린이를 상대해야 하며 안정적 고객층을 얻기 어렵다는 점이 수많은 장난감 제조업체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게임 플레이 평균 연령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매년 격렬한 트렌드가 변화하는 젊은이를 위한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니라 돈을 가진 게임 팬에게 마케팅하는 게 현재 주류다. 장난감 메이커 측면도 있는 디즈니는 장난감 뿐 아니라 영화나 테마파크, 스트리밍 비디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사람에게 자사 지적재산권을 매료시킨다. 성공하는 기업의 공통점으로는 핵심 지적재산권을 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장난감 업계에서 핵심 지적재산권이 없더라도 히트상품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성공한 장난감 제조업체는 몇 년간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얼마나 생산할지 얼마나 마케팅에 돈을 들여야 할지 항상 생각해야 할 문제다. 판단을 잘못하면 3∼5년은 재고를 안고 있다가 도산하는 기업이 되어버린다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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