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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엄청난 영향 미칠 태양 활동

하늘에 떠있는 태양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태양 활동을 하는 다양한 현상이 태양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태양 활동 중에서도 방사선을 발하는 태양 플레어(solar flare)와 플라즈마를 발하는 코로나 질량 방출(Coronal mass ejection)이라는 지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상에 대해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가 소개하고 있다. 태양 플레어와 코로나 질량 방출이 지구에 얼마나 영향을 주며 대책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낸 것.

태양은 고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끓어오르는 만큼 뜨거운 바다 같은 존재다. 얼마나 뜨거운지 원자가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열해 플라즈마 속을 떠돌고 있을 정도다. 이런 플라즈마는 태양 자기장에 의해 형성되어 있다. 태양 플라즈마 양성자와 전자를 만들어 양성자와 전자가 움직여 자기장을 만든다. 그리고 이런 자기장이 분자 흐름을 만들어 낸다. 이런 분자 흐름은 태양발전기(solar dynamo)로 불리는 태양 내부 순환 전류를 만든다.

이 태양발전기에 의해 유지되는 태양 자기장은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태양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 자기장에 의해 지구에는 빛으로 된 비처럼 태양 플라즈마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이 현상이 태양풍이다.

하지만 태양풍은 항상 일정한 건 아니다. 태양 플라즈마가 흥분한 상태에 있을 경우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기장에 혼란이 생긴다. 혼란이 진행되면 태양 표면에서 자기장 매듭이 생기고 자기장 매듭이 분열해 엄청난 에너지가 있는 자기장 고리가 발사될 수 있다. 이 자기장 고리가 태양계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태양 활동 정체다.

자기장 고리가 만들어내는 현상 중 하나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방사선 해일을 일으키는 태양 플레어다. 빛의 속도로 밀려오는 태양플레어는 태양 바람이 양자를 밀어 가속시켜 태양 양성자 폭풍(Solar Proton Storm)이라는 현상을 만든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이 코로나 질량 방출이다. 코로나 질량 방출은 태양 대기에 존재하는 수십억 톤에 이르는 플라즈마가 찢어지고 사출되는 현상이다. 코로나 질량 방출에 의해 사출된 플라즈마는 900만km/h라는 속도까지 도달한다.

물론 이 플라즈마가 직격해도 지구상 인류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작은 플라즈마도 인공위성과 무선 통신, 우주에 있는 우주인은 영향을 받는다. 지구상 인류가 영향을 안 받는 건 지구상 대기와 자기장 때문이다. 지구 대기는 엑스선을 흡수해 태양 플레어 영향을 완화시킨다.

지구 자기장은 코로나 질량 방출에 의한 플라즈마를 막는다. 자기장에 의해 나사처럼 구부러진 플라즈마는 지구 자력선을 따라 주로 지구 북극과 남극에 쏟아진다. 환상적인 오로라는 북극과 남극에 쏟아지는 플라즈마 중 대기로 날아오는 전자로 인한 현상이다.

대부분 태양 폭풍은 지구상 인류에 거의 영향을 안 준다. 하지만 대규모 태양 폭풍(Super Solar Storm)은 얘기가 다르다. 대규모 태양 폭풍은 1859년과 1872년, 1909년, 1921년, 1989년, 2012년 발생이 확인됐다. 1세기당 몇 번씩 발생하는 현상인 것.

대규모 태양 폭풍은 먼저 뇌격 같은 강한 태양 플레어를 방출한다. 그런 다음 태양 플레어는 코로나 질량 방출을 일으키는 수십억 톤 자기를 띤 플라즈마를 만들어낸다. 이 플라즈마는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인 1억 4,960만km를 하루 만에 이동한다.

대규모 태양 폭풍에 의한 플라즈마가 지구에 직격하면 그 충격으로 지구 자기장이 압축되어 그 에너지가 지구 자기권에 추가된다. 최악의 경우 플라즈마가 나타난 시기가 지구 자기장에 따라 합체, 지구 자기장이 꼬리와 같은 모양이 되어버린다. 이 꼬리에서 에너지가 점차 축적되고 이 에너지는 궁극적으로 지구에 방사된다. 이 현상이 바로 자기 폭풍이다.

자기 폭풍 자기장은 전류를 어지럽히고 송전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규모 정전을 일으키고 최악의 경우 변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캐나다 퀘벡주에선 1989년 대규모 태양 폭풍 당시 실제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관측 사상 최대 대규모 태양 폭풍인 1859년 발생한 캐링턴이벤트(Carrington Event) 당시에는 하와이와 카리브 해안에서조차 관측할 정도의 오로라가 발생했다. 로키산맥은 날을 샜다고 착각할 만한 밝기에 싸여 사람들은 아침이 왔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또 유럽과 북미에 배치되어 있던 전보 시스템에 영향을 줘 중지시키고 기기라 불꽃을 튀면서 운영자 감전사고까지 발생한다. 당시보다 기계가 늘어난 현대에선 대규모 태양 폭풍 피해는 더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캐링턴이벤트와 같은 수준 대규모 태양 폭풍이 지구를 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대규모 태양 폭풍이 직격했다면 미국에서만 2.6조 달러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액은 미국 역사상 최대 피해를 가져온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액의 20배에 이른다. 또 전 세계 전력망이 받는 피해는 복구까지 4∼10년은 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준 대규모 태양 폭풍이 직격할 가능성은 2020년부터 2030년 사이 12%라고 한다. 하지만 2062년에는 이 가능성은 50%에 달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대규모 태양 폭풍이 발생한다는 건 거의 확실하다.

더 나쁜 소식도 있다. 2019년 발표한 연구에선 태양 같은 천체는 수천 년마다 슈퍼 플레어라는 폭발 현상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이 슈퍼 플레어로 만들어지는 자기장은 다른 현상으로는 볼 수 없을 만큼 강력하며 지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일 슈퍼 플레어가 발생한다면 지구상 전기와 컴퓨터, 스마트폰, GPS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수도 등 기본 인프라와 의료기기까지 정지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종류 태양 활동의 영향을 막기 위한 대책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 태양을 관측해 태양 폭풍 발생을 감시한다. 전력 회사도 태양 폭풍 위험에 대한 배려를 하고 긴급 상황에선 일시적으로 전력량을 떨어뜨리고 변전소를 보호한다. 태양 활동에 의한 위험은 항상 존재하지만 제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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