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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통신 일기예보 정확도 30% 떨어진다?”

차세대 통신인 5G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5G 실용화와 함께 나오는 우려는 5G 통신을 통해 일기예보 정확도가 30% 줄고 1980년대 수준으로 퇴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기예보 전문가의 지적이다.

미국에선 5G 대역으로 24GHz 대역을 할당하고 연방통신위원회 FCC는 2019년 3월 경매 실시를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경매 실시 전 미해양대기청 NOAA와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등 연구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NOAA와 나사 기상위성은 수증기를 관측하기 위해 23.6∼24GHz 주파수에서 작동하는 고성능 마이크로 측심기 AMSU라는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센서가 수증기 관측에 사용하는 주파수와 5G 대역으로 할당된 24GHz 대역 간섭 위험성을 지적하고 5G 운용이 시작되면 기상 위성 데이터 수집과 전송이 크게 방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FCC는 이런 주장을 기술적 근거가 없다며 기각하고 24GHz 대역 경매를 예정대로 실시했고 티모바일과 AT&T가 라이선스를 낙찰 받았다.

연구기관 기상 연구가 초점을 맞추는 건 인접 주파수 대역에 영향을 미치는 대역 외에 발사 제한 사항이다. 대역 외 발사가 작을수록 5G와 기상위성 주파수 대역이 인접해 있어도 서로 간섭 위험은 낮아진다.

지난 10월 28일 이집트에서 5G 규제와 미래에 대해 결정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전 세계에서 관계자 3,000여 명이 집결한 이 회의에선 5G 대역 외 발사 제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져 기상 연구팀은 더 엄격한 제한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 회의에서 미국은 대역 외 발사를 -22dB 이하로 할 것으로 요구하고 유럽 규제 당국과 세계기상기구는 더 엄격한 -55dB 이하 제한을 요구했다. 이번 회의에서 얻은 합의는 2단계로 대역 외 발사 제한을 엄격하게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2027년 9월까지는 -33dB 이하, 그 다음에는 -39dB 이하 대역 외 발사를 제한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합의 내용에는 기상학자도 복잡한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기상학자인 조던 거스(Jordan Gerth)는 미국 주장보다 낮은 임계값에서 합의된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기상 데이터 간섭이 없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NOAA 연구자인 닐 제이콥스(Neil Jacobs)는 자신의 연구팀 조사가 맞다면 일기예보 정확도는 30% 하락하고 1980년대 수준으로 퇴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 ECMWF도 국제회의 결과를 비판하고 이번 합의는 5G 응용 프로그램이 기상 관측에 간섭하지 않는 걸 보장하기에 충분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과학이 사회적 압력에 굴복하는 역사가 반복되는 게 걱정이라고 밝힌 것.

NOAA는 5G에 의해 기상 예측 정확도가 악화될 경우 다른 대체 관측 방법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지구 해양에서만 수증기를 관측해 육상에 설치되어 있는 5G 기기에 의한 간섭을 피할 수 있다. 또 다른 옵션은 5G에 의해 손실된 기상 데이터를 복구하는 인공지능 접근법을 개발하고 기상 예측 정확도를 유지하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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