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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저사양 CPU 밖에 갖고 갈 수 없는 이유?

화성 탐사 로버인 큐리오시티에 탑재한 CPU 사양은 200MHz에 불과하다. 스마트폰보다도 훨씬 사양이 낮은 것. 왜 우주에선 이런 저사양 CPU를 이용하고 있을까.

진공과 진동, 극단적 저온과 고온 등 우주에는 CPU를 파괴할 만한 현상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까지 간과되어 온 문제는 은하 우주선이라는 우주 공간을 떠도는 방사선이다. 방사선이 CPU에 충돌하면 전압이 생성되어 저장된 비트가 반전되는 SEU(Single Event Upset) 현상이 일어나 CPU가 손상될 수 있다.

SEU는 고성능 CPU에선 특히 문제다. 프로세스 규칙 개선과 클록 속도 향상을 통해 CPU 동작 전압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방사선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명목상 전압 변화에서도 CPU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예전에는 방사선 영향을 안 받는 사파이어와 갈륨비소로 이뤄진 반도체칩을 맞춤형으로 이용해 은하 우주선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 비용 자체가 증가해 맞춤형 반도체칩을 제조하는 게 곤란하게 됐다고 한다.

현대 우주용 CPU는 재료가 아니라 시스템상 연구에 의해 은하 우주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시스템상 연구의 대표적인 게 트리플 모듈러 이중화라는 구조다. 이 구조로 이뤄진 CPU는 정보를 하나의 칩이 아니라 칩 3개에 저장된 정보를 읽는 경우 칩 3개에 저장된 정보를 검증해 2개 이상 칩에 저장되는 정보를 출력한다. 하지만 이런 구조를 갖춘 CPU는 일반 CPU보다 사양이 떨어진다.

최신 우주용 CPU는 2019년 말에 출시한 쿼드코어 CPU인 GR740이다. GR740 제조공정은 65nm이며 클록은 250MHz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CPU보다 훨씬 떨어지는 사양이지만 방사선 시험에 합격했다. GR740은 은하 우주선에 의한 오류가 350년에 한 번만 발생하는 정도로 계산되어 있다.

우주 미션에서 CPU는 우주선 제어와 로버에 탑재된 카메라나 센서 제어에 이용될 뿐 아니라 미래에 우주복 부분에 내장할 증강현실 표시 기능이나 행성에서의 재해 예측 알고리즘 게산 등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ARM 코어텍스-A53 쿼드코어 프로세서 2개를 탑재한 옥타코어 HPSC(Highspace Spaceflight Computing)라는 CPU를 보잉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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