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자에 따르면 신종 동식물을 발견하는 시도는 비교적 활발한 반면 이미 멸종 또는 멸종 위기종인 식물에는 너무 소홀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알려진 식물에 대한 대규모 추적 조사 결과 인류는 자연보다 500배에 이르는 속도로 식물을 멸종시키고 있다고 한다.
식물 멸종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곳은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환경식물과학 연구팀과 영국왕립식물원 식물학자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 이들은 1988년부터 추진한 알려진 식물 종에 대한 추적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베이스를 단서 삼아 조사를 실시했다. 33만여 종에 달하는 식물에 관한 연구에서 1750년대 이후부터 2019년 현재까지 571종이 멸종한 걸 밝혀냈다.
571종이라는 숫자는 국제자연보전연맹 목록에 기재된 멸종 위기 식물 수의 4배다. 지금까지 확인된 모든 포유류와 조류, 양서류 멸종 수를 합한 수보다 2배 이상에 이르는 것. 1900년 이후에는 연간 3종이 멸종하고 있는데 이 같은 멸종 속도는 18세기 산업혁명 이전보다 무려 500배에 달한다.
더구나 571종이라는 숫자는 심하게 과소평가된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숫자에는 성별 어느 한쪽 밖에 현존하고 있지 않거나 씨앗을 매개할 동물이 이미 멸종한 형태로 현존하고는 있지만 멸종이 확실시되는 수천 종 식물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 또 발견되기 전에 멸종한 종도 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와 브라질 열대 우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며 인구 증가가 현저한 지역에서 특히 수많은 식물이 멸종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식물 멸종은 모든 생물에게 비극이라고 강조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과 생태계의 토대이기도 하다. 단 1종이라고 식물이 멸종하면 다른 생물도 연쇄적으로 멸종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생물 다양성이 인류에게 뭘 가져다줄 것인지가 아니라 우리 인류가 생물 다양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식물 멸종이 지구상 생명에 가져올 파괴적 영향에 대한 위기감이 더해가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