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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 리눅스 독자 개발 커뮤니티 출범 선언했다

리눅스 커널 내 자비로운 종신 독재자를 맡고 있는 리누스 토발즈가 리눅스 커널 메인테이너에서 러시아인 개발자를 추방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러시아 디지털발전・통신・매스컴부(Minkomsvyaz)가 이 결정을 차별적 행위라고 비난하고 독자적인 리눅스 개발 커뮤니티를 출범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문제는 10월 다양한 컴플라이언스 요구사항을 이유로 러시아 관련 도메인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거나 러시아와의 관련성이 지적된 커널 메인테이너 10여 명을 메인테이너(MAINTAINERS) 파일에서 삭제하는 변경이 제안되면서 시작됐다. 토발즈는 이 제안을 지지하며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러시아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포스트그레프로페셔널(Postgres Professional) 공동 창업자인 이반 판첸코는 토발즈 결정에 대해 러시아인 개발자 추방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리눅스 자체라며 이 결정은 개발자 커뮤니티 생활과 상호 신뢰, 나아가 제품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다만 러시아 개발자가 리눅스 커널에 기여한 내용은 비교적 소규모이기 때문에 심각한 사태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발즈 결정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러시아인 리눅스 커널 메인테이너가 추방된 건 새로운 차별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며 자국과 협력할 준비가 된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대화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추방된 메인테이너와 합의한 뒤 독자적인 대체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독자적인 개발 커뮤니티 중요성을 강조했다.

판첸코는 독자적인 개발 커뮤니티 창설에 대해 오픈소스 세계에 변화를 미칠 것이라는 인식을 보이며 이 변화가 러시아와 국제 커뮤니티 양측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독자적인 개발 커뮤니티 구축은 그 중에서도 기술적 주권에 필수불가결한 시스템 컴포넌트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국가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체 커뮤니티 창설은 급하게 결정된 탓인지 러시아 당국은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으며 발표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협력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판첸코는 잠재적인 협력국으로 중국을 지적했지만 중국이 자국 기술을 러시아와 공유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독자 개발 커뮤니티를 창설한다는 건 실질적으로 리눅스 커널 포크를 시작하는 걸 의미한다. 판첸코는 운영체제 커널 포크에 대해 완전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의 고급 개발자가 러시아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하며 인재 육성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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