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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일럿+PC 사양 충족 출하 PC는 3%에 불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 코파일럿+PC라고 불리는 차세대 AI PC를 발표하고 이 카테고리에 부합하는 PC 최소 요구사항을 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에이수스 등 각사가 코파일럿+ PC 대응 기기를 출시하는 등 갑자기 활기를 띠는 것처럼 보였던 AI PC 시장이지만 조사 회사 조사에 따르면 이 코파일럿+ PC에 대응하는 PC는 2024년 중 출하될 PC 중 단 3%에 불과하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코파일럿+ PC 최소 시스템 요구사항은 40TOPS 이상 NPU를 가진 내장 프로세서 또는 SoC, RAM 16GB DDR5/LPDDR5, 256GB SSD/UFS 이상 저장 장치 이 3가지다.

시장조사기관 IDC 예측에 따르면 위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PC는 2024년 출하분 중 단 3%이며 2028년 겨우 연간 출하량 40%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PC를 개인 비서나 작업 자동화 기능 등 AI 기능을 고속화하도록 조정된 추가 프로세서를 탑재한 PC로 소개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PC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정작 중요한 AI 기능이 그다지 사용하기 편리하지 않다는 지적이 다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제공하고 있는 AI 기능은 화상 회의 중 시선을 돌려도 항상 카메라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능이나 페인트에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 등에 그치며 PC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기능은 아무것도 없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외 소프트웨어 기업은 코파일럿+ PC를 통한 AI 기능 제공에 적극적이지 않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어도비나 세일즈포스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PC 제조업체로부터 AI 도구를 새로운 PC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 제조사 센티널원(SentinelOne)은 향후 개발에 있어 자사 제품을 AI PC용으로 최적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런 기기가 시장에 충분히 보급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조기 대응할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블랙매직 디자인(Blackmagic Design)이나 알고리듬(Algoriddim) 등 앱 AI PC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그 밖에도 스냅드래곤이 아키텍처로 ARM을 채택함으로 인한 문제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최근까지 코파일럿+ PC의 등장 이전에는 대부분의 PC에 탑재된 CPU가 아키텍처로 x86을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기존 소프트웨어가 x86에 최적화된 것뿐이어서 ARM 기반 코파일럿+ PC에서는 일부 사용할 수 없는 게 있다.

많은 문제가 보이는 코파일럿+ PC지만 제조업체는 AI PC 대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이클 델 델 CEO는 미래에 하고 싶어질 AI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PC를 사고 싶냐면서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매출 증가를 예측했다. 시장 조사 기관 서카나(Circana)는 일반 소비자는 아직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콘텐츠 제작자와 같은 기술에 정통한 소비자는 새로운 기계를 가장 먼저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능 면에서도 퀄컴에 따르면 배터리 구동 시간이 긴 이점이 있다고 한다. 퀄컴은 자사 브랜드 보급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PC 제조업체를 광고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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