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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붐…거품일까

AI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이런 투자가 거품인지 실제 수요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AI 관련 기업을 주로 다루는 투자자 데이비드 칸이 분석해 눈길을 끈다.

그는 2023년 9월 첫 번째 분석을 게시하고 2024년 6월에 두 번째 분석을 올렸다. 첫 번째 분석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기대하는 AI 관련 수익을 AI 인프라 투자를 기반으로 추정하고 AI 관련 제품 실제 수익 성장률이 기대 수익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투자가 과도해지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 바 있다.

2024년 6월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된 것을 계기로 그는 계산을 다시 해보기로 했다고 한다. AI 투자가 거품이 아닌 경우 AI 관련 제품 수익이 AI 투자를 상회하고 투자 대비 이익이 나야 한다. 그는 엔비디아 재무 자료를 바탕으로 표를 작성했다.

2024년 1분기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용 GPU 매출 런레이트는 900억 달러였다. 데이터센터 비용 중 GPU가 절반을 차지하므로 역산하면 데이터센터 전체 AI 관련 비용은 1,810억 달러이며 소프트웨어 측에서 확보할 이익을 고려하면 총 이익을 내려면 AI 업계 전체에서 3,630억 달러 수익이 필요하다.

2024년 4분기에는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용 GPU 매출 런레이트가 1,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AI 관련 투자가 이익을 내려면 2024년 말까지 AI 업계 전체에서 6,000억 달러 수익을 올려야 한다.

업계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오픈AI도 2024년 6월 기준 매출 런레이트는 34억 달러에 불과하며 다른 스타트업은 1억 달러 미만 기업뿐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같은 거대 기업이 새롭게 AI 관련으로 100억 달러 수익을 창출하고 오라클,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엑스, 테슬라 등이 어느 정도 AI 관련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해도 6,000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칸은 AI 인프라가 과도하게 구축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AI가 다음 기술 혁신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예측대로라면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과잉 투자로 인해 GPU 컴퓨팅 가격이 하락해 혁신이 촉진되거나 스타트업 창업자가 경험을 쌓는 등 이점도 존재한다고 한다. 그는 투기 열기가 고조되는 순간에 냉정함을 유지한 이들에게는 중요한 기업을 세울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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