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여러 감각을 거듭하고 있으며 실제로 오렌지색 음료에서 오렌지 맛이 난다거나 따뜻함에서 붉은 색이나 오렌지색 등 따뜻한 색을 연상하는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복수 지각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건 크로스모달(Cross Modal) 현상이라고 불리며 새로운 연구에선 냄새가 나는 냄새가 색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과 미각, 시각, 청각, 촉각 등 인간 감각은 각각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건 아니며 실제로는 어느 정도 감각간 크로스오버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연구에선 피험자에게 특정 냄새를 맡기면서 컴퓨터 화면상에서 이동하는 점을 보여주고 이 점이 얼마나 빨리 이동한다고 느끼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레몬 향기를 맡은 피험자는 점이 더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반대로 바닐라 향기를 맡으면 점 움직임이 더 느리게 보인다는 게 밝혀졌다.
또 2021년 실시한 다른 연구에선 캐러멜 향기가 짙은 갈색과 황색, 커피 향기가 타는 갈색과 붉은 색, 페퍼민트 향기가 녹색과 청색, 레몬 향기가 황색, 녹색, 핑크색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연구팀은 인간 후각이 색 감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는 새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는 탈취제나 향수를 착용하지 않고 색각이나 후각에 장애가 없는 20∼57세 남녀 24명이 참가했다.
피험자는 불필요한 감각 자극이 없는 격리실에서 스크린 앞에 앉아 공기청정기로 4분간 탈취를 한 뒤 캐러멜, 커피, 페퍼민트, 레몬, 무취 등 무작위로 선택해 향기가 초음파 디퓨저로 실내에 방출됐다.
그런 다음 무작위로 색이 붙은 사각형이 컴퓨터 화면에 표시되어 대상에게 슬라이더를 움직여 이 사각형 색상을 조정하고 결국 중립적인 회색으로 만드는 작업이 주어졌다. 슬라이더는 황색에서 청색으로 변화하는 것과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화하는 2가지가 있으며 피험자는 냄새를 맡은 상태에서 슬라이더를 움직여 사각형을 회색으로 되돌렸다. 덧붙여 피험자에게는 특정 냄새를 방출한다고 알려지는 건 아니며 단지 컴퓨터 화면 태스크를 싱행하도록 전해졌을 뿐이었다고 한다.
실험 결과 피험자 색감은 그때 냄새가 나는 냄새에 달려 있다는 게 밝혀졌다. 5개 향기 중 페퍼민트를 뺀 4가지 향기를 맡은 피험자는 이 향기로부터 연상되는 게 나타나고 있는 색에 치우친 회색을 만들어낸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커피 향기를 맡은 피험자는 더 붉은 갈색 같은 회색을 중립적인 회색이라고 인식하기 쉬워지고 캐러멜 향기를 냄새 맡으면 더 노란 회색을 중립적 회색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이런 과보상(overcompensation)은 감각 입력 처리에 있어 크로스모달 연상 역할이 다른 감각으로부터의 정보 그러니까 여기에선 냄새와 색 등 지각에 영향을 줄 만큼 강하다는 걸 시사한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