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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바닐라 산업을 둘러싼 문제

아이스크림이나 다양한 과자에 사용되는 바닐라는 바닐라속 식물에서 추출한 향료이며 생산지가 한정되어 있는데 재배가 곤란해 사프란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향신료다. 이런 바닐라 원산지인 멕시코 베라크루즈주 파판틀라데올라르테(Papantla de Olarte)에선 바닐라 도난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바닐라 농가는 도둑에 대비해 무장할 정도라고 한다.

멕시코 동부는 바닐라 발상지로 불리며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원주민인 토토나코족은 오랫동안 최상의 바닐라 생산자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바닐라 수출량에 있어 다른 국가에 지연을 취하고 있는 멕시코지만 여전히 파판틀라데올라르테에선 바닐라 농가가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런 파판틀라데올라르테에서 바닐라 농원을 운영하는 한 운영자는 농원이 재규어나 새 등 자연 속 동물에 노출되는 걱정 뿐 아니라 범죄자에 의한 바닐라 도둑질에도 고민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베라크루즈주 법집행기관은 마약 카르텔이나 갱에 의한 살인이나 납치 등 흉악한 사건에 쫓기고 있어 멕시코 정부도 아보카도나 라즈베리 정도 거대 산업이 아닌 바닐라를 까다롭게 보호할 전망은 적도 바닐라 도둑이 기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따라서 바닐라 농가는 도둑으로부터 자신과 바닐라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무장해 농장으로 향할 수 있다.

토토나코족은 예로부터 향수나 약, 신성한 의식 등을 위해 바닐라를 사용하고 있어 아즈텍인이나 스페인인에 의한 정복으로 바깥 세계로 바닐라의 매력이 퍼졌다. 바닐라는 17세기 유럽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토토나코족은 적극적으로 바닐라 재배를 실시하게 됐다고 한다.

바닐라가 고가로 거래되는 이유는 겨울에도 따뜻한 열대 지역에서만 자라며 많은 작물과 달리 다른 식물과 혼합한 좁은 구획에서 성장하는데 수확까지의 수고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수분은 수작업 하에 꽃이 피는 불과 하루 안에 실시해야 하며 포도나무 깎기나 적절한 시비가 요구된다. 또 1년에 걸친 재배 이후 수확한 바닐라콩은 1개월에 걸친 건조 작업을 거쳐야 하며 이런 어떤 절차도 기계화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1930년대 전 세계 바닐라 수출 중 절반을 멕시코가 차지하고 있었지만 아보카도나 라즈베리 등 북미 수출이 용이한 옵션이 등장한 적도 있으며 최근 멕시코에서의 바닐라 재배는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멕시코 연간 수출액은 58만 2,000달러로 전 세계 35위이며 마다가스카르가 6억 1,900만 달러로 크게 뒤처지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 바닐라 농가는 다른 작물과 혼작해 바닐라를 과세 대상으로 빼고 장부에 실리지 않는 비과세 현금 수입원이기 때문에 실제 바닐라 수출액은 공식적으로 보고된 금액 10배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실제로 조상대대로 바닐라 재배를 해온 운영자는 매년 440∼660파운드 바닐라콩을 생산해 연간 2만 8,000달러 수입을 얻었다고 한다. 멕시코 가구 절반은 연수입 7,800달러 이하이기 때문에 바닐라 농가 수입은 현지 농가에선 필수 불가결하다. 멕시코 바닐라 농가 중 80%가 도난 피해를 경험했다는 추정과 파판틀라데올라르테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일주일에 최대 4건 바닐라 강고가 보고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바닐라 농부에게 도난은 절실한 문제다.

그럼에도 멕시코에선 바닐라 산업이 이대로 쇠퇴한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농업부도 바닐라 농가가 재배 방법 개선을 도입하면 바닐라 연간 수출액이 2030년까지 800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베라크루즈주 정치인은 주에서 매매된 바닐라 생산자 등록부를 작성하고 출처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제안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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