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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으로 에너지를 저장한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재나 제조 기술 자체도 덩달아 좋아지고 이에 따라 가격은 저렴해지고 있다. 화석연료를 계속 쓰는 것보다 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만드는 게 경제적으로도 저렴해질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런 신재생 에너지는 전력 소비 정점에 단번에 발전량을 높이는 것 같은 융통성을 갖고 있지 않다. 태양이나 바람은 인간의 사정에 맞춰주지 않기 때문. 화력 발전은 전력 수요에 맞춰 출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비교적 친환경적인 신재생 에너지지만 이런 이유로 대규모 송전에 활용하려면 피크타임 이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따로 모아두는 축전술이 중요해진다. 문제는 이런 기존 축전술이 아직 고가이거나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 보급을 진행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생성 전력 중 30%는 사용되지 않은 채 낭비된다고 한다. 2014년 과잉 공급으로 2.2GWh가 낭비되기도 했다고 한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산하 조직인 엑스(이전에는 구글엑스로 불렸다)에서 분사하는 몰타(Malta)가 이런 상황을 개선해줄 지도 모른다. 몰타는 용융염을 이용한 효율적인 축전 방법을 개발 중이다. 용용염은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이뤄진 염이 열을 받아 액체 상태로 된 걸 말한다.

첫 공정은 지금까지와 마차가지로 바람과 태양에 의해 전력을 만드는 것. 몰타는 이 에너지를 이용해 열과 냉기를 만들어 별도 탱크에 보낸다. 열을 이용해 용융염을 만들어 다른 탱크에서 냉기가 냉각수를 식혀준다. 전력이 필요하게 되면 온도차를 이용해 발전을 한다. 리튬배터리처럼 배터리에 저장하는 게 아니라 열과 냉기와 더불어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이다. 몇 년에 걸친 프로토타입 연구 결과 실행 준비도 된 것으로 보인다.

몰타는 환경이나 비용 관점에서 실행 가능하다는 것. 부품과 소재가 저렴하다. 시스템 대부분은 탱크와 공기, 냉각수 등 지금까지 있던 것이다. 소금은 토양에서 쉽게 추출할 nt 있는 열화나 유해 부산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금을 이용한 탱크는 수천 번 재사용할 수 있고 40년간 써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현존하는 저장물보다 3배는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몰타에는 빌 게이츠와 제프 베조스 같은 억만장자도 투자에 참여한다. 지금까지 프로젝트 몰타(Project Malta)로 연구되어 왔지만 앞으로 분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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