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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빛

미국 클렘슨대학 연구팀이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과 분석을 통해 지금까지 우주에서 만들어진 거의 모든 빛의 양을 측정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우주는 138억 년 빅뱅에 의해 시작됐고 수억 년 뒤부터 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여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우주에는 2조 개에 달하는 은하가 무수한 별을 형성해왔다. 연구팀은 초기 우주를 연구하면서 아주 먼 은하가 오래 전에 발한 빛을 관측했다. 너무 멀리 있는 탓에 명확하게 관측할 수 없었고 분석 추정을 더해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먼 은하가 발한 빛은 광활한 우주를 통과해 지구까지 도달한다. 은하와 은하 사이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은 우리에겐 어둠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주의 탄생 이후 모든 은하와 항성, 폭발 같은 현상이 방출하는 모든 빛이 확산된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확산된 빛은 은하계 밖 배경 조명으로 우주 안개와 같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먼 은하에서 빛은 밤안개 속에서 길을 비추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같은 것이다. 중간에 확산해버리는 것.

연구팀은 관측 가능한 태양의 수십 배에서 수백만 배 크기를 갖고 있는 739개 퀘이사 일종과 블랙홀이 탄생할 때 발생하는 감마선 폭발 9년치 데이터를 조사했다. 큰 질량인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수집하고 원반 축 방향으로 우주 제트를 방출하는 퀘이사는 적색 편이가 강해 먼 우주에서 밖에 볼 수 없다. 연구팀은 여기에서 주어진 감마선 감쇠를 알기 위한 은하계 밖 배경 조명을 산출했다.

이 방법에 따르면 은하계 밖 배경조명 그러니까 우주 공간에 방출된 광자 전량은 4×10의 84승이다. 그냥 문자로 써보면 어이없는 수준일 수 있다. 생명과 우주, 만물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숫자로 생각해버리기도 어렵지만 수의 크기를 상상해보면 엄청난 양이다.

다만 이렇게 많은 양의 광자가 존재해도 우주 전체에 확산되는 탓에 실제 밝기는 60W짜리 전구로 4km 밖 시설을 비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연구팀은 거리를 분류해 10억 년 전, 20억 년 전, 60억 년 전 같은 우주 시기마다 우주 광량을 측정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우주가 처음 별을 탄생시킨 시기의 일을 효과적으로 조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우주의 첫 10억 년은 아직 인류의 기술로는 관측할 수 없고 이 연구를 통해 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별의 형성을 이해하는 건 우주 먼지에서 은하 진화와 암흑물질 등 천문학의 수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2021년 발사 예정인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을 통한 관측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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