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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후 1세대 별이 발견됐다

지구에서 1,590광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별 하나가 무려 135억 3,000만 년에 이르는 오래 전에 생성된 지금까지 발견한 가장 오래된 별로 기록되게 됐다고 한다. 2MASS J18082002-5104378 B라는 긴 명칭 탓에 J1808-5104로 불리는 이 별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천문학 연구팀이 발견한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빅뱅은 지금부터 137억 년 전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별이 태어난 건 앞서 설명했듯 135억 3,000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빅뱅 이후 등장한 1세대 별인 셈이다. 심지어 은하수에서도 가장 고대 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우주 전체로 봐도 가장 오래된 별 축에 들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연구팀은 이 별은 아마도 1,000만 분의 1 확률로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1세대 별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초기 별이 어떤 것인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인류가 발견 이전에 생각하던 선입견에 의문을 던지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빅뱅 이후 출현한 1세대 별은 수소와 헬륨, 미량의 리튬만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원시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할 때 우주에 다양한 요소를 흩날리고 이후 세대가 이를 취한다. 따라서 별의 죽음과 탄생의 사이클에 따라 별은 중금속 함량이 늘어나게 된다. 마젤란 망원경 등을 통해 분석한 이번 발견 별은 중금속이 부족하다고 한다.

J1808-5104는 항성계 2개와 짝을 이루고 있는데 작은 별의 중력 영향을 받는 큰 별의 흔들림을 측정하면서 천문학자들은 J1808-5104의 질량을 추정했다. 또 고해상도 광학 분광법을 이용해 탄소와 산소, 철 등 원소를 식별했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30가지 가량 고대 중금속이 있는 별을 발견했다. 하지만 J1808-5104의 경우 태양 질량의 14%이며 적색왜성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별에서 무게나 원소의 양이 적고 수성과 같은 원소 함량을 지니고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J1808-5104의 중금속 함유량이 적다는 것 때문에 연구팀은 빅뱅에서 1세대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참고로 이번 발견 이전에는 태양보다 조금 작은 별인 SDSS J102915 + 172927이 가장 중금속이 부족한 별로 기록되어 있었다. J1808-5104는 태양 질량의 14% 수준으로 알려진 별 중에선 중금속 함량이 가장 적다.

이 별은 은하계에 있는 얇은 원반 모양의 일부에 위치하고 있고 태양 역시 이곳에 있다. 원래대로 보면 오래된 중금속이 부족한 별은 젊은 별 활동이 붐비는 이곳에는 없어야 정상이다. 역설적으로 보자면 은하수의 얇은 원반이라는 건 우리 생각보다 30억 년 이전에 탄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될 예정이지만 인터넷에서는 이미 게재되어 있는 상태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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