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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라즈베리파이가 바꿔놓은 것들

라즈베리파이는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개발한 싱글보드 컴퓨터로 2022년 2월 출시 10년째를 맞았다. 케임브리지대학이 전 세계 기업과 일반인이 사용하는 라즈베리파이 탄새 10주년을 기념한 특설 페이지를 공개하고 있다.

라즈베리파이의 특징은 개발하고 있는 게 영리 목적 기업이 아니라 컴퓨터과학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자선 단체 라즈베리파이재단인 점을 들 수 있다. 라즈베리파이재단 공동 설립자인 에벤 업튼(Eben Upton)은 개발 당시 케임브리지대학 컴퓨터연구소에 소속됐던 인물이다. 업튼 주위에선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배우려는 학새 감소가 문제시되고 있었다는 것.

업튼은 컴퓨터 전통이 있는 케임브리지대학이라는 곳에서 컴퓨터과학을 배우려는 수가 급감하는 데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컴퓨터과학을 배우려는 사람이 적은 건 어린 시절 컴퓨터를 만진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 그는 누구나 입수할 수 있을 만큼 저가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컴퓨터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978년생인 업튼이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BBC IT 프로젝트를 위해 설계된 교육용 컴퓨터 BBC마이크로(BBC Micro) 때문이다. BBC마이크로를 개발한 에이콘컴퓨터가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것으로 이를 리메이크한다면 케임브리지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한 라즈베리파이 설계팀은 라즈베리파이 제조에 있어서 4가지 조건을 설정했다. 이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하드웨어여야 하고 젊은이가 PC에 기대하는 재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아이가 취급해도 깨지지 않을 만큼 견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업튼은 아이에게 자신의 라즈베리 파이를 갖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1,000회를 반복해서 가방에 넣고 꺼내야 했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이런 4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프로토타입 개발에 착수해 궁극적으로 칩 3개로 이뤄진 라즈베리파이 개발에 성공했다. 라즈베리파이는 불과 35달러로 저비용이면서 튼튼함과 동시에 키보드와 외부 모니터에 연결하면 프로그래밍 가능한 컴퓨터로 기능하도록 설계되고 있었다.

2012년 2월 출시가 시작된 라즈베리파이는 2022년 2월까지 누적 4,000만 대 이상 제조되어 주변기기를 포함한 시장 규모는 10억 달러에 달한다. 또 라즈베리파이는 높은 적응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산업기기로서 수요도 높아 전기자동차 충전, 사물인터넷 기기, 공장 기기 개조 등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 라즈베리파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산업 부문 비율은 40%에 달한다고 한다.

라즈베리파이는 처음부터 중국에서 제조됐지만 현재는 영국 웨일즈 펜코이드에서 제조되며 300명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업트는 라즈베리파이는 영국 엔지니어가 개발한 영국 제품이지만 거대한 글로벌 시장을 찾았다며 지역에서 숙련된 노동자 고용이 확보된 건 기쁜 일이며 글로벌 성공이 지역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라즈베리파이 개발이 초기 단계였던 2007년 시점에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컴퓨터과학 지망 학생 수가 200명 정도였지만 2021년에는 무려 1,600명 이상이 되고 있다. 업튼은 라즈베리파이가 모든 역할을 했다고까지 주장할 수 없지만 10년간 이런 변화를 실현할 수 있었던 커뮤니티와 연대 일부가 될 수 있었다는 건 놀라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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