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는 분열해 2개 배아를 만들어내는 난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2개 배아는 발달 과정에서 하나가 소멸하는 경우가 있어 이 경우는 아기는 1명만 태어나게 된다. 이 현상을 쌍둥이 소실(vanishing twin)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DNA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태아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으며 자신에게 사라진 쌍둥이 남매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9월 28일 과학 잡이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최신 논문에서 연구팀은 쌍둥이 DNA에 보이는 후성 유전학적인 표적에 주목했다. 후성유전학은 기초가 되는 DNA 서열을 바꾸지 않고 유전자 온오프를 전환할 수 있는 요인을 말한다. 예를 들어 후성유전학 중 하나인 메틸기는 특정 유전자에 스티커처럼 부착, 세포가 이들 유전자를 읽지 못하도록 효과적으로 유전자를 해제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선 일란성 쌍둥이 DNA에는 찰기 있는 메틸기 특징적 패턴이 존재하는 걸 발견했다. 찰기 있는 메틸기 특징적 패턴은 834개 유전자에 걸쳐 있으며 일란성 쌍둥이를 이란성 쌍둥이와 비쌍둥이 2개로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DNA 전체 메틸기 위치만을 기초로 일란성 쌍둥이를 확실하게 식별할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 개발에도 성공했다. 따라서 이론적으론 자신에게서 쌍둥이 소실로 사라진 남매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선 쌍둥이 소실에 대한 유효성을 검사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찰기 있는 메틸기 특징적 패턴은 일란성 쌍둥이 초기 배아 발달 과정에서 발생한 남은 일종의 분자 흉터라고 설명하고 있다. 메틸기로 코팅된 유전자는 세포 발달과 성장, 접착에 다양한 역할을 한다. 쉽게 설명하면 세포가 서로 달라붙는 걸 돕는 것. 하지만 연구 결과에서 메틸화 유전자가 일란성 쌍둥이 성장과 발달,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
1990년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 임신 추정 12%는 여러 임신으로 시작했지만 쌍둥이 이상으로 아이가 탄생할 확률은 2% 미만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나머지 10%는 이른바 쌍둥이 소실이 된다는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쌍둥이는 일란성보다 이란성 쌍둥이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란성 쌍둥이는 난자 2개를 수정해 생긴다. 따라서 이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이란성 쌍둥이는 과잉 배란과 관련한 유전자가 관계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한편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나는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1,000명당 3∼4명 꼴이다. 따라서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 원인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문제는 일란성 쌍둥이는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에 대한 것이다. 연구팀은 일란성 쌍둥이가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 조사하는데 있어 DNA를 구성하는 메틸기에 비밀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메틸기는 초기 단계에서 배야 발생을 제어하는 걸 돕는 역할을 한다. 또 메틸 전이 효소라는 특수 단백질 덕분에 발생 과정에 있는 DNA에 부가된 메틸기는 세포가 분열을 계속하는 동안 복사되며 어른이 되어도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게 찰기 있는 메틸기 특징적 패턴이다.
연구팀은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 6,000명에서 혈액 샘플과 DNA 샘플을 분석했다. 또 분석 조사 기반이 된 데이터세트에는 여러 시기에 수집한 DNA 샘플도 포함되어 있어 찰기 있는 메틸기 특징적 패턴이 시간이 경과해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밝혀지고 있다.
또 이번 연구 조사에선 찰기 있는 메틸기 특징적 패턴에 의해 인체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까지는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팀은 실험용 동물 세포와 인간 세포를 사용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