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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갤럭틱·블루오리진…우주 공간을 둘러싼 불만?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이 7월 11일(현지시간) 버진그룹 총수인 리처드 브랜슨 경이 탑승한 첫 우주 비행을 했다. 하지만 아마존 공동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Blue Origin)은 이 우주 여행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루오리진 측에 따르면 브랜슨 경이 탑승한 스페이스십투(SpaceShipTwo)를 이용한 우주 비행은 우주에 갔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그 근거로 스페이스십투와 자사 우주 로켓인 뉴셰퍼드(New Shepard) 성능 비교를 제시하고 버진 기체가 해발 고도 100km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르만 라인은 100km를 경계로 하는 것으로 국제항공연맹 FAI는 여기까지가 지구 대기권, 여기보다 위 고도는 우주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브랜슨 경이 탑승한 버진갤럭틱의 스페이스십투는 고도 80km 도달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또 뉴셰퍼드는 로켓에서 캡슐형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이 비해 스페이스십투는 엄격하게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항공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한편 뉴셰퍼드는 우주선으론 가장 큰 크기 창문이 있다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스페이스십투 비행은 우주 비행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이것도 우주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미 공군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등 미국 당국은 항공기가 공기를 이용해 제어할 수 없게 되는 고도 80km보다 위를 우주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선을 넘는 고도까지 도달하면 스페이스십투도 우주 공간을 비행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잣대를 이용해 논의하면 얘기가 엇갈리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블루오리진은 여기에 조건이 있는지 2019년 버진갤럭틱이 우주비행사를 여객으로 스페이스십투 시험 비행에 탑승시켜 우주 여객 비행을 실시했을 때에도 베조스는 이 때 고도 90km가 우주 공간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자사 로켓은 이미 고도 108km에 도달했다고 자랑한 바 있다.

블루오리진은 6월초 아마존 공동 창업자인 제프 베즈소가 탑승하는 첫 우주 비행을 7월 20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버진갤럭틱이 브랜슨 경이 탑승하는 첫 비행을 7월 11일로 정했다.

브랜슨 경이 탑승하는 비행은 버진갤럭틱에게 어디까지나 시험 비행인 데 비해 블루오리진 쪽은 적어도 승객 1명이 고액 티켓을 구입하는 민간인이기 때문에 민간 기업에 의한 첫 상업 우주 관광 비행에 해당한다. 고도나 창 크기 같은 것보다는 이런 쪽을 어필하는 게 더 좋을 수 있지 않을까.

덧붙여 카르만 라인을 산출한 항공우주공학자로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은 시어도어 폰 카르만은 자신의 저서(The Wind and Beyond)에서 고도 82km 이상을 양력을 창출하는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 이를 공학적으로 100km로 한 게 카르만 라인이라는 설이 있다.

또 2018년에는 하버드 스미소니언천체물리학센터 조나단 맥도웰 박사가 논문(The Edge of Space : Revisiting the Karman Line) 속에서 타원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저 고도가 80km 부근이라는 점을 다수 실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해 이를 근거로 우주 공간 정의를 100km에서 80km로 검토할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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