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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연료로 우주 여행을? 스텔라 엔진은…

스텔라 엔진(Stellar Engines)은 태양을 연료 삼아 태양계마다 우주를 여행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우주 공간에는 정적인 건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구가 위치한 은하계에는 수십억 개에 이르는 별이 돌고 있다. 지구를 비추는 태양은 은하계 중심 지점에서 3만 광년 거리를 유지하고 돌고 있으며 주기는 2억 3,000만년이다.

이런 우주에선 언제 어떤 별이 초신성이나 소행성이 쏟아질지 알 수 없지만 만일 인류에게 큰 위기가 발생하면 인류는 어떻게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대답 중 하나가 바로 태양계 자체를 이동하는 스텔라 엔진이다. 스텔라 엔진은 기존 문명 수준에선 실현 불가능한 고급 기술로 수백만 년 뒤에나 가능한 미래 기술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인류가 은하계 주변에서 초신성 폭발을 감지한다면 스텔라 엔진을 만들고 폭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스텔라 엔진은 태양계마다 이동한다는 건 얼마나 무수한 별을 동시에 이동시켜야 하는지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태양계에 존재하는 별은 태양 중력에 끌려가고 있기 때문에 태양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태양계 전체를 움직일 수 있다.

스텔라 엔진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가 존재하지만 기존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아이디어 중 하나는 가장 간단한 항성 엔진인 슈카도브(Shkadov) 로켓이다. 쉽게 말하자면 매우 거대한 거울을 이용한 추진 장치다. 슈카도브 로켓은 기존 연료 로켓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태양 복사로 방출되는 광자는 운동량을 운반한다. 예를 들어 우주비행사가 우주 공간에서 손전등을 켜면 우주비행사의 몸은 천천히 뒤쪽 방향으로 돌출된다. 이는 손전등에서 나오는 광자의 기세로 우주비행사의 몸을 누르기 때문이다.

태양은 많은 광자를 방출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할 슈카도브 로켓이라면 손전등보다 큰 기세를 만들어낼 수 있다. 기본 원리는 태양 복사 절반을 반사해 천천히 태양을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태양 주위를 돌지 않고 일정 위치에 고정 가능한 거울을 만들어야 한다. 태양 중력에 의해 태양 복사를 반사하는 거울을 만들려면 인력이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방사압이 거울 전체를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 힘을 이용해 태양으로부터 일정 거리에 거울을 고정하려면 한쪽 절반을 덮는 거울을 매우 가볍게 해야 알루미늄 합금 같은 가벼운 재료도 마이크로미터 수준 두께 구조물로 해야 한다.

태양을 가리는 거울 모양도 중요하다. 태양을 거대한 구형 껍질로 감싸면 태양 방사선이 태양에 있어 태양 온도를 상승시켜 많은 문제가 발생해버리기 때문에 로켓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떤 모양이 이상적일까. 파라볼라 안테나 같은 형상이라고 한다. 이 모양이라면 태양 방사에 의한 광자를 추진력으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구에 쏟아지는 광량이 변화하고 지상에 있는 얼음이 모두 녹거나 빙하기가 도래하는 것 아이냐는 염려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요소를 고려할 때 슈카도브 로켓의 가장 안전한 위치는 태양 극점 부분이라고 한다.

극점은 태양에 2곳 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하게 슈카도브 로켓을 운용하게 되면 태양계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다만 이 로켓은 2억 3,000만년에 100광년 거리만 이동할 수 있어 초신성 폭발을 방지할 만큼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번째 스텔라 엔진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보다 빠른 캐플런(Kaplan) 로켓이다. 구조는 기존 소모성 우주 발사체 뿐 아니라 대형 우주정거장형 플랫폼에서 태양으로부터 물질을 수집해 연료로 핵융합로를 만든 에너지를 추진력으로 삼는다. 캐플런 로켓은 태양계에서 방출되는 빛의 1%라는 빠른 속도로 입자를 제트분사해 태양을 잡아 당겨 우주 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캐플런 로켓을 실현하려면 대량 연료가 필요하다. 필요한 연료는 초당 수백만 톤 수준에 이른다. 이런 엄청난 양의 연료를 모으기 위해 캐플런 로켓은 전자기장을 이용해 태양풍에서 수소와 헬륨을 엔진에 가져온다.

하지만 태양풍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소와 헬륨으로는 연료로 불충분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다이슨 볼 힘을 이용해 태양광을 태양 표면 한 점에 집중시켜 그 지점만을 지나치게 가열시킨다. 가열한 태양 표면의 수십억 톤 질량을 회수해 수소와 헬륨을 분리해 에너지로 이용하는 것이다.

수집한 대량 헬륨은 캐플런 로켓의 열 핵융합로에서 연소시킨다. 10억도 가까운 온도의 방사성 산소 제트 방출이 캐플런 로켓의 주요 추진력이다. 하지만 캐플런 로켓은 로켃 자체가 태양에 돌진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태양과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캐플런 로켓의 헬륨을 연료로 하는 핵융합로 반대편에는 입자 가속기를 설치한다. 이 입자가속기에서 수소를 가속하고 태양을 향해 제트 방출해 태양과 로켓 거리가 유지되는 것이다.

캐플런 로켓은 이론적으론 불과 100만년이면 태양계 전체에서 50광년 거리를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초신성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속도다. 하지만 이 방법으론 언젠가 태양 질량을 고갈시킬 우려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태양 질량은 엄청나 수십억 톤 무게조차 태양 표면을 조금 손상시킬 정도다. 또 낮은 질량 별보다 늦게 연소하기 때문에 태양 자체를 연료로 이용하면 태양 자체 연소 속도가 느려 태양 자체의 수면은 길어진다.

캐플런 로켓을 이용하면 태양계 자체를 우주선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태양계 통째로 다른 은하계로 여행을 떠나는 일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스텔라 엔진이 완성되면 언젠가 죽을 태양을 이용해 우주에서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언젠가 태양의 생명이 다해도 인류는 우주에서 번영을 계속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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