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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28종을 방사성 의약품으로 시각화한다?

방사성 의약품은 방사능을 가진 의약품이다. 체내에 주입하면 제약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분석해 체외에서 보이지 않는 질병을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방사성 의약품을 이용해 암 28종을 식별하는 데 성공한 연구진이 있다.

지금까지 암 진단에는 포도당 같은 비슷한 구조를 지닌 18F-FDG를 이용해왔다. 암 조직 대부분은 포도당 대사가 왕성하기 때문에 18F-FDG를 투여한 환자를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검사해 포도당 대사 기능을 검사하면 암 조직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암 조직 안에는 18F-FDG를 이용한 검출 감도가 낮은 종류도 여럿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 등 정상 세포에 의한 포도당 대사가 생리적으로 활발한 조직이나 유방암, 전립선암 등 포도당 대사가 왕성하지 않은 조직도 있는 것.

하이델베르크대학 등 연구팀은 18F-FDG 대신 68Ga-FAPI를 이용한 PET 검사를 실시해 더 많은 건을 식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섬유아세포(fibroblast)는 암 조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세포이며 암 조직에서 차지하는 섬유아세포 질량은 90%나 된다. 암세포 중 섬유아세포는 정상적인 섬유아세포와 달리 많은 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을 발현, 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은 암 증식 등과 관련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68Ga-FAPI는 원래 항암제로 개발한 방사성 의약품이다. 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연구팀은 28종 암을 가진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68Ga-FAPI를 투여한 뒤 1시간이 지나 PET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68Ga-FAPI SUV값을 측정한 결과 암 조직에 대해 높은 SUV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상 조직의 SUV 대비 3∼6배 이상이었다는 것. 68Ga-FAPI를 이용해 암 조직 식별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육종이나 식도암, 유방암, 담관세포암, 폐암 등은 높은 SUV가 기록됐고간세포암과 대장암, 두경부암, 난소암, 췌장암, 전립선암, 갈색세포종, 신세포암, 분화형 갑상산암, 위암 같은 암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68Ga-FAPI는 18F-FDG를 이용한 진단으로는 식별할 수 없던 조직에 대해서도 높은 감도로 검출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이델베르크대학 연구팀은 68Ga-FAPI의 현저하게 높은 검출률은 기존 18F-FDG를 이용한 PET 검사로 진단할 수 없던 종류의 암에도 유용했다고 설명한다. 또 환자가 공복 상태에서 투여된 채 누워야 했던 18F-FDG에 비해 68Ga-FAPI는 환자의 사전 준비가 필요 없이 환자의 편안함도 더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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