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러캔스(Coelacanth)는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화석종과 거의 똑같은 형태를 간직한 귀중한 어류인 것. 실러캔스는 인간을 비롯한 육상에 사는 생물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며 이런 실러캔스를 연구해 인류의 뿌리를 더 깊이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실러캔스는 몸길이가 2m에 달하는 비교적 큰 물고기지만 몸집에 비해 작은 뇌를 갖고 있다. 실러캔스의 뇌가 어떻게 발달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실러캔스는 백악기말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1938년 남아공에서 생존이 확인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과학자를 더 놀라게 한 건 실러캔스는 화석으로 발견된 종과 거의 같은 형태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실러캔스는 육상에 진출해 인간과 다른 사지 동물로 진화한 어류의 직계 후손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실러캔스에 대해 자세히 연구하면 인간과 다른 동물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수수께끼를 해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 것이다.
물론 지금은 실러캔스에 거는 기대는 다소 줄었다. 진화의 기원에 대한 연구 진전과 새로운 화석 발견, DNA 분석 기술과 분자 생물학 연구 결과 등에 따라 실러캔스는 인간이나 사지동물에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은 실러캔스보다 폐어(Lungfish) 쪽이 인간이나 사지동물에 가까운 존재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실러캔스는 진화의 기원을 해명하는 열쇠가 될 것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실러캔스의 두개골은 두 개 내 관절이라는 관절에 의해 내부가 반으로 분단되어 있으며 이 관절은 이미 멸종해버린 인간의 조상처럼 매우 원시적인 어류에서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 동물보다 실러캔스의 뇌는 두개골에 비해 매우 작고 두개골 용적의 1% 정도 크기 밖에 안 된다. 두개골 뒤쪽에 놀라울 만큼 큰 척색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기능은 이미 멸종한 인간의 조상이 되는 어류와 공통점이 있다. 브리스톨대학 연구팀은 실러캔스의 뇌가 어떻게 발달했는지 조사했다.
뇌 발달을 연구하기 위해 태어난 실러캔스에서 성체 실러캔스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원래 실러캔스는 수조에서 사육할 수 없는 희귀한 물고기인 데다 암컷이 자궁에 알을 부화시켜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키운 다음 낳는 난태생이다. 세계적으로 보호되어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새끼를 뱃속에 품은 실러캔스를 붙잡을 이유도 없다.
연구팀은 임신한 포획어에서 얻은 표본을 이용했다. 오랫동안 연구팀은 귀중한 표본을 해부해 내부를 조사할 수 없었지만 엑스선 스캔 장비와 MRI를 이용해 표본 내부 구조를 분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얻은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 단계에서 두개골 3D 모델을 생성했다. 그 결과 실러캔스의 발달 중인 뇌의 상대적 크기가 크게 작아지고 있는 걸 밝혀냈다. 뇌도 천천히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두개골을 비롯한 부위 성장이 이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반 동물에서 발달 초기 단계에서 척색은 퇴화하지만 실러캔스는 뇌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한다. 태아 단계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척색은 점점 커지는 반면 뇌는 거의 성장하지 않는다.
왜 실러캔스의 뇌가 매우 작아질까. 이 점에서 대해선 연구팀은 척색 발달과 두개골 내 관절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또 코 부근에 있는 전기를 느끼는 기관에서 에너지를 크게 소비해 뇌 성장을 희생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실러캔스의 생태는 여전히 수수께끼에 싸여 있지만 척추동물의 진화와 기원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를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