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 탓에…도심 대기오염 원인이 나무였다?

극심한 무더위로 식물 광합성이 중단되고 열대우림이 이산화탄소 흡수원에서 방출원으로 전환되는 등 전례 없는 기후변화로 상식을 벗어난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새롭게 기온 상승으로 인해 식물이 방출하는 화학물질이 변화하고 이게 도시 지역 대기오염의 숨겨진 원인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전기차로의 전환과 배기가스 내 유해물질 제거 기술 발전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달리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 지역 대기오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대기 중 입자상 물질(PM)과 오존 수준은 2010년부터 정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대기오염 원인이 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어디에서 오는지 규명하기 위해 연구 당시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연구팀은 항공 맵핑을 통한 대기오염물질 분포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먼저 로스앤젤레스 상공을 반복 비행하며 400종류가 넘는 VOC를 1초에 10번 모니터링하는 분석 장치로 기록을 해 대기 중 어떤 물질이 어디서 발생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발생원으로부터의 배출량을 추정하는 전통적인 조사로는 알 수 없었던 대기오염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얻은 측정 데이터를 기온과 함께 분석한 결과 이소프렌, 모노테르펜, 세스키테르펜 등을 포함한 식물 유래 VOC가 초여름 로스앤젤레스 2차 유기 에어로졸(SOA) 발생 60%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낮 동안 기온 상승과 대기오염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음도 밝혀졌으며 기온이 20도에서 3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PM과 오존 수준이 급격히 악화된다는 것과 고온으로 인해 발생하는 식물 유래 테르페노이드가 그 주요 원인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식물이 공기 중에 방출하는 화학물질은 해충이나 물 부족, 고온 등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에 의해 변화하지만 그런 반응으로 발생하는 물질 중에는 앞서 언급한 VOC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VOC가 자동차 등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과 반응해 오존을 생성하거나 에어로졸과 PM 발생 원인이 되고 있다고 연구자는 생각하고 있다.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기온이 높은 시기 오존 오염을 최소화하려면 로스앤젤레스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추가로 50%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분석 방법을 더욱 개선해 독일 도시와 산림 대기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산림 스트레스 반응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소수 작은 나무로 진행한 실험에 의한 것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산림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기후 모델에 관한 향후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