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향후 우주 탐사를 지원하는 SF 같은 아이디어를 폭넓게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한 게 초기 단계 연구에 대해 기술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하는 혁신 프로그램인 NIAC(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다. 이 프로그램은 2023년 페이즈1(Phase I) 대상이 되는 기술 개념을 선택했다.
나사는 올해 1단계에 채택된 14개 연구팀에 개별 기술 개념을 발전시키는 자금으로 17만 5,000달러를 제공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페이즈1 연구는 준비 단계인 것으로 9개월간 연구 기간으로 끝나야 한다.
초기 단계 NIAC 연구는 미래 구상이 향후 우주 탐사 토대가 되어 훌륭한 새로운 미션을 가능하게 할지 여부를 나사가 결정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1단계에서 성공한 기술 개념 중 일부는 2단계로 넘어가고 연구자는 추가 연구 자금과 2년간 연구 기간이 주어져 야심찬 구상을 더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페이즈3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건 극히 일부다.
NIAC 조성금은 우주를 중심으로 한 대상을 폭넓게 망라한다. 지구와 우주 과학, 우주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 진행 등이 그것이다. 몇 가지를 살펴보면 이번에 채택된 기술 개념 중 눈길을 끈 건 플래닛 엔터프라이즈(Planet Enterprises) 쿠인 몰리(Quinn Morley)가 제안한 타이탄에어(TitanAir). 토성 위성인 타이탄을 탐사하는 구상은 이전부터 여럿 제안되고 있지만 나사는 이미 드래곤플라이 미션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형 타이탄에어는 유유히 타이탄의 두꺼운 대기를 날아 메탄 호수를 활주할 수 있는 항공 보트다.
타이탄에어는 수상기에서 항공기로 매끄럽게 변할 것이다. 타이탄의 복잡한 대기 시료 채취에 더해 액체 시료 수집 분석도 가능할 수 있다. 타이탄에는 전생물적 유기화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주 생물학적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나사는 MIT공대 메리 크냅(Mary Knapp)이 제안한 장파장을 위한 거대 천문대인 GO-LoW(Great Observatory for Long Wavelengths) 콘셉트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우주천문대는 태양과 지구계 라그랑주점 L5에서 기동하는 수천 개 동일 위성으로 이뤄진다. 100kHz에서 15MHz 전파를 검출해 위성 무리가 먼 곳에 있는 태양계 외행성 자기장을 연구해 지구와 비슷한 계외 행성 발견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캘리포니아대학 LA팀이 제안한 건 중량 있는 우주기를 태양계 전역 심지어 성간 공간에 있는 타깃으로 수송하는 펠릿빔 추진 시스템이라는 기술 개념이다. 레이저 어블레이션으로 만들어지는 미세한 초고속 입자빔인 펠릿빔을 이용해 우주기를 목적지로 추진한다. 다른 기술 개념과는 달리 펠릿빔에선 중량에 있는 우주기 수송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가능한 미션 범위를 대폭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펠릿빔 추진이라면 페이로드를 외행성에는 1년, 천문단위 100배 거리에는 3년 정도 수송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연구에선 펠릿빔으로 1톤 페이로드를 500au 앞으로 20년 미만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유용성을 조사한다. 참고로 명왕성은 지구에서 35.6au 정도이며 45년 전 발사된 보이저2호는 이제 지구에서 133au 떨어져 있다고 한다.
나사 아르테미스 계획에 있어 우선순위는 달에서 지속 가능한 주거 거점 유지로 달 토양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등 현지에서 입수 가능한 자원으로 타개할 수 있을 것 같은 과제다. 휴스턴에 위치한 루나리소스(Lunar Resources)는 달 남극에 산소 파이프라인을 제시한다. 현재 출자된 현지에서의 산소 추출 시도는 산소를 압축가스 탱크를 충전 혹은 액화해 듀어병에 저장한다. 사용하려면 2가지 방법 모두 탱크와 듀어병을 다양한 시설로 트럭으로 운반해야 한다. 이 산소를 월면차로 수송하는 프로세스를 추출하는 과정보다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한다. 더구나 자원 추출 지역이 인간 거주지나 액화 플랜트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점에서도 달에서 사용되는 현지 조달 산소 입수에 있어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면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신 팀이 제안하는 건 달 파이프라인인 것. 산소를 추출할 수 있는 자원이 있는 달 남극에 건설된다고 한다. 이 파이프라인은 거주자가 소중한 산소를 항상 입수할 수 있게 해 거주지를 연결한다. 추진된 적 없는 달 파이프라인이 아르테미스 계획 달 오퍼레이션에 혁명을 일으켜 비용과 리스크를 삭감한다고 밝히고 있다.
나사는 화성도 시야에 넣고 있기 때문에 네브래스카대학 링컨 엔지니어팀이 낸 벽돌을 지구에서 수입하는 대신 화성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도 채택했다. 확실히 정착민은 화성에서 건축물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다른 임무에서 자재를 쏘아 올려야 하며 비용도 늘어난다. 이 연구는 더 실용적이고 기성 마무리용 부품을 화성에 수송하는 게 아니라 남조나 균류를 건축용 접착으로 사용한 현지에서의 건설 공사로 주거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런 미생물이 생성하는 바이오미네랄과 바이오폴리머를 화성 토양에 붙여 건축 벽돌을 만든다고 한다. 이런 자가 성장하는 건축 벽돌로 나중에 바닥, 벽, 칸막이, 가구 등 다양한 건축물을 조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나사가 올해 NIAC에서 자금을 지원한 14가지 기술 개념 중 일부다. 나사 정식 미션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디어로 그냥 끝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