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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용 광물 절반 이상은 원주민 거주지에…

리튬과 코발트, 니켈, 탈화석 연료를 위해 청정 에너지로 전환이 가속화되는 동안 이런 미네랄이 앞으로 점점 더 필요해지는 건 불 보듯 분명하다. 리튬 가격은 2022년 123%나 상승하는 등 광업 수익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채굴해 버리면 전 세계에서 가장 약자인 사람이 위험을 짊어질 우려가 있다고 한다.

네이처(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천연자원 절반 이상이 원주민이 사는 토지 혹은 인근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 분석 결과는 천연 자원 채굴이 원주민과 농민 삶을 어떻게 위협하고 이들이 겪는 문제를 악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원주민이 지켜온 토지는 기후변화 대책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환경과 원주민 생활을 파괴해버리면 의미가 없다.

이번 연구에선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 채굴 패턴에 초점을 맞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나 태양광 패널 등 제품에 쓰이는 30종류 광물과 원재료를 목록화했다. 또 5,000개가 넘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채굴 사업 데이터세트를 만들고 원주민과 농민 거주지 같은 지역과 비교했다. 광물 채굴 사업이 원주민 영향 지역에서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분석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해당 채굴 사업 5,097건 중 54%가 원주민 거주지 또는 주변에서 실시, 계획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30%는 원주민이 직접 관리, 보전하는 토지에 있었다고 한다. 원주민 토지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물질은 리튬으로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리튬 채굴 사업이 85%라고 한다.

원주민은 전 세계 환경 위기에 직면한 지역에서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기후변화와의 사움에서도 리더 역할을 수행한다. 한 분석에 따르면 원주민은 미개발 변경 지역을 포함한 지구상 토지 30%를 어떤 형태로든 소유,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또 원주민의 자연과의 관계가 기후 변화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증가하고 있다. 유엔은 지구상에 남아 있는 생물다양성 80%가 원주민 커뮤니티에 맡겨져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원주민은 세계에서 가장 소중한 탄소 흡수원과 천연 자원을 보호하는데 있어서도 필수적 존재다.

불행하게도 원주민 지역에선 광업을 포함해 산업화도 진행되어 이들의 생활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토지 관리권조차 빼앗겨 버리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금과 구리 같은 채굴로 인해 숲이 파괴되고 영향은 물과 음식 오염 피해로 이어진다. 채굴은 원주민과 채굴업자 사이 대립을 격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글로벌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주당 3명이 토지를 지키려고 살해되다 있으며 대부분은 원주민이라고 한다. 살해당한 사람 중 4분의 1은 광업이 원인인 산업 관련이었다고 한다.

전 세계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아동 노동이나 천연 자원 파괴 등 광업에 관련한 다양한 문제가 표면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원주민과 채굴업자 사이에는 다양한 싸움이 일어난다.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일부에 의해 이런 문제는 기후변화 시대 비즈니스에 필요한 대가로 가볍게 취급되기도 한다.

기후변화에 의한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면 전 세계 광물 자원을 활용해 탈화석연료를 완수해야 하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이번 같은 연구 결과는 광활한 토지를 산업화해 원주민을 몰아내는 일이 없도록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걸 시사한다. 정책 입안자가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논의에서 원주민 권리와 토지 관리를 적극 도입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 대책이라는 미명 하에 이뤄지는 토지 산업화는 가속도를 높이고 기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더 많은 천연 자원을 채굴하면 광업이 사회와 환경 지속 가능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주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 기후 변화나 환경 오염 영향이 치우치는 환경 정의 문제에선 정책 결정 과정에 당사자를 포함해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논의하는 게 중요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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