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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태양계 사진들

우주에는 1조개에 이르는 은하가 있다. 이 중 하나인 은하계에는 별이 2,000억 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2,000억 개 가운데 하나인 태양은 행성 8개 그리고 이들 중 유일하게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지구를 안고 있다. 여기서 사는 하찮은 존재인 인간이 과학의 힘을 빌려 무인 우주 탐사선을 보내고 태양과 행성, 위성과 혜성, 소행성의 모습을 하나씩 밝히고 있다.

먼저 올림푸스산. 화성에 위치한 올림푸스산은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크기를 자랑하는 화산이다. 직경은 600km에 달하며 정상 주변 평원에는 2만 4,000m 높이로 솟은 정상 칼레라가 있다. 화성의 낮은 표면 중력과 잦은 분화 활동이 결합된 대량 용암이 지금 형태로 굳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음은 명왕성. 달보다 작은 명왕성은 과거 태양계 9번째 행성이었다. 하지만 1992년 이후 명왕성보다 큰 해왕성 바깥 천체 발견이 잇따랐고 2006년 왜행성으로 강등됐다. 2015년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무인 탐사선 뉴호라이즌이 처음 저공 비행에 성공하며 이런 명왕성의 모습을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서리가 내린 것처럼 잘게 보이는 거대한 얼음 중에는 고층 빌딩 수준 높이를 자랑하는 최대 500m짜리도 있다.

수백만 년 전 명왕성 표면에 얼어붙은 메탄이 고도가 높은 곳에서 조금씩 기화된 결과 지금 같은 형태로 풍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목성 행성인 유로파에서도 비슷한 지형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명왕성 표면은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에 지질 활동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토성 위성인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가장 이질적인 위치에 있을지 모른다. 두꺼운 대기로 덮여 메탄과 에탄 비가 내린다. 탄화수소 바다와 거대한 모래폭풍, 얼음을 분출하는 화산을 볼 수 있다. 나사 탐사선 카시니는 2013년 타이탄 바다 중 하나에서 260km2짜리 섬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곳은 이전에는 아무 것도 없어던 장소였고 발견 몇 개월 뒤에는 사라졌다가 2014년 다시 나타났다. 왜 그런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파도나 거품, 유빙, 삼각주라고도 부른다. 또 환절기에 일어나는 현상일수도 있다. 어쨌든 타이탄은 수수께끼가 많은 곳이다.

천왕성 위성인 미란다에 위치한 베로나 절벽은 깊이 20km에 이르는 공포의 계곡이다. 미국 그랜드캐니언보다 10배 깊이에 달하는 것. 직경 470km짜리 작은 위성인 미란다지만 나사에 따르면 베로나 절벽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 아래까지 도착하려면 12분 가량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이 절벽의 존재는 작은 별 미란다에 지각 변동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토성은 60개에 이르는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일부는 토성 고리 중 하나로 근처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다. 그 중 5개는 파스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적도 부근에 있다. 울퉁불퉁한 것. 직경이 20km도 안 되는 작은 것도 있다. 토성 15번째 위성인 아틀라스나 다프니스, 판도라 같은 게 그렇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과거 거대한 충격이 가해져 토성 고리와 요상하게 생긴 위성이 탄생했다고 여겨지고 있다. 위성은 충격 흔적으로 남은 파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적도 부근에 토성 고리를 구성하는 입자를 축적하며 증가하고 있는데 궤도상 입자가 모이는 모습은 어쩌면 작은 입자가 모여 결국 행성을 형성하는 과정과도 같은 것일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 무인 탐사선 뉴호라이즌은 2015년 명왕성 저공비행을 한 뒤 카이퍼벨트대에 존재하는 2014 MU69 소행성으로 향했다. 지구에서 65억km나 떨어진 이 소행성은 탐사선이 방문한 가장 먼 천체이기도 하다. 후에 아로코스라고 명명된 이 소행성은 눈사람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두 천체가 합쳐져 생긴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접촉 쌍성이라고 부른다.

다음으로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일그러진 혜성이지만 0.8km2 평평한 부분이 있다는 걸 유럽우주국 ESA 탐사선 로제타가 확인했다. 이모텝으로 명명된 이 지역은 놀라울 만큼 다양한 지형이 빼곡하게 차있어 혜성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처럼 모래로 된 지형이 있고 바위가 구르는 지형도 있다. 이모텝에만 바위가 2,207개나 확인됐다고 한다. 얼음도 존재한다. 작은 혜성 하나에서도 놀라운 발견이 가득하다.

목성 제1위성인 이오는 천문학자들이 너무 튄다고 말하는 천체다. 지금까지 태양계에서 확인한 천체 중 제1 화산 활동을 자랑하며 지표에는 질퍽하게 가열된 규산염 호수가 펼쳐져 있다. 이만큼 활발한 건 목성과 목성 위성인 유로파, 가니메데 3파전으로 인한 중력 탓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오에는 400개가 넘는 화산이 있지만 주목할 만한 건 로키. 직경 200km이고 에너지는 이온이 방출하는 열량 중 15%에 달한다. 로키는 주기적 화산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이후 대체로 475일 간격으로 분화를 반복하며 한 번 분화하면 160일간 지속된다.

다음은 태양계 최대 스케이트 링크(?)라고 할 수 있는 화성 크롤로프(Korolev) 분화구는 직경 82km로 화성 북부 평원에 위치하고 있다. 분화구 내부는 영원히 얼어 있다.

다음은 타이탄. 적도 부근에 펼쳐진 거대한 사막이 있다. 1,000만km2에 이르는 모래언덕 바다에는 높이 100m에 달하는 거대한 모래 언덕도 있다고 한다. 지구 사구에는 주로 석영 모래인 반면 타이탄 사구는 태양이 방출하는 우주선에 의해 분해된 유기 물질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금성은 지구에서 희망처럼 빛나는 곳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열악한 환경. 대기 상층부에는 구름이 360km/h 속도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분다. 금성 전체에 태풍 수준 호우 바람이 항상 불어 지표에 가까운 구름은 납을 녹일 만큼 가열된 황산비를 내린다. 더 무서운 건 금성에서 전기 바람이 불고 대기 중 수분을 모두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지옥 같은 현실과는 정반대로 인류는 이 별에 사랑과 미를 관장하는 여신의 이름을 붙였다.

토성이라고 하면 보통 원형을 떠올린다. 하지만 토성 내 북극과 남극은 육각형이다. 왜 이렇게 보일까. 북극 상공에 있는 육각형 폭풍은 직경 3만km에 이른다. 연구에 따르면 고위도 제트기류가 육각형 형성에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화성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매리너스 협곡. 이곳은 화성인이 만든 운하 같은 것으로 오인된 적도 있었다. 매리너스 협곡은 길이가 600km에 달한다. 가장 깊은 곳은 계곡 바닥까지 8km. 그랜드캐이언보다 조금 길지만 깊이는 겨우 1.8km 밖에 안 된다. 화성 지름은 지구의 절반 밖에 안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큰 협곡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마지막은 지구다. 지구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구 자기장이 태양풍으로부터 지켜준다. 지구가 이렇게 많은 물과 산소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또 지구에 지각 변동이 없고 사계절이 없었다면 생명은 탄생하지 않ᄋᆞᆻ을 것이다. 태양계를 아무리 둘러봐도 가장 멋진 별은 역시 지구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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