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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 사진작가가 찍은 ‘혜성의 아들’

스페인 사진 작가인 제센트 로저(Jacint Roger)가 이미지를 분석해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서 파생한 천체가 달처럼 휘감은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이 천체는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주위를 위성처럼 둘러싸고 있어 추리문(Churymoon)으로 불린다. 하지만 달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혜성에서 태어나 열심히 모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아이 같은 느낌을 준다.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지난 2004년 발사된 유럽우주국 ESA 탐사선 로제타가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4년에는 로제타가 궤도를 타고 착륙기 필레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 혜성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 로제타는 혜성과 함께 우주를 여행하면서 혜성 이미지를 지구에 보내주고 있다.

사실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자체가 원래 이상한 천체다. 마치 바위 덩어리 2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천천히 접근해 합체한 것 같은 일그러진 눈사람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는 것. 큰쪽 덩어리는 4km, 작은쪽은 2.5km다. 극단적인 타원형 궤도로 태양 주위를 돌면서 중간에 지구와 목성 궤도에 접근한다.

혜성은 얼음과 암석으로 이뤄진 작은 천체다. 태양에 접근하면 열에 녹은 가스와 먼지가 방출되어 프레임을 형성한다. 이른바 혜성의 꼬리는 이런 프레임이 태양풍에 영향을 받으면서 생기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여름 로제타가 지켜보는 가운데 태양에 접근하던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프레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21일 내뿜던 가스와 먼지에 섞여 4m 짜리 조각이 부서져 날아갔다. 이것이 세상에 알려진 혜성의 아들, 달의 탄생이었다.

ESA 연구팀은 모든 추리문 형태와 크기, 파생한 뒤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혜성에서 분리된 이후 혜성의 영향을 받아 변화할지 아니면 변화하지 않을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의 경우 미생물 존재를 암시하는 유기물질이 검출됐고 분자 산소 존재 확인을 위해 추리문 형성 과정과 성분이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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