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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달 먼지…우주복에서 제거하는 방법

달에 착륙하는 우주비행사에 있어 몸에 달라붙는 달 분진은 성가신 존재다. 미세한 분진은 정밀한 실험 장치에 들어가 고장을 유발하거나 인체에 들어가면 질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워싱턴주립대학 연구팀이 이런 분진을 불어내는 액체질소 스프레이를 개발해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액체질소 스프레이에 의한 분진 제거율을 조사할 때 우주비행사를 대신하는 월면용 우주복 차림 바비 인형이나 화산재 등 달 분진에 해당하는 걸 준비했다. 에어록을 분뜬 진공 환경에서 실험을 실시해 액체질소가 들어간 스프레이를 분사해 직물에 부착된 분진을 평균 98%나 제거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이 연구는 얼마 전 학술지 악타아스트로노티카(Acta Astronautica)에 게재됐다.

이 실험에선 또 우주복 샘플 26벌에 대해 스프레이 분사 233회를 실시했지만 이로 인한 우주복 원단 열화는 미미했다는 것도 판명됐다. 아폴로계획 우주비행사는 브러시를 이용해 우주복에서 먼지를 털어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달 분진을 정기적으로 문질러 떨어뜨려야 해서 천을 마모시켜 버린다. 연구팀은 달 분진은 정전기를 띠고 불쾌하며 어디에나 부착하기 때문에 대처가 어려운 물질이며 모두를 덮는 얇은 먼지층을 만들어버린다고 지적한다.

액체질소 스프레이는 물리적 마모가 아닌 라이덴 프로스트 효과(Leidenfrost effect)를 이용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보이는 건 뜨거운 프라이팬 위를 구르는 물방울. 프라이팬에 접하는 액체 하부에서 발생한 증기막에 의해 물방울이 프라이팬 뜨거운 표면으로부터 분리되는 현상이다. 스프레이도 마찬가지로 작용해 차가운 액체질소를 따뜻한 우주복에 붙으면 분진 입자가 연결되어 질소 증기 위를 떠오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우주복 얼룩을 액체질소 스프레이로 불어내 떨어뜨리는 건 분진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인 수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처리 후 우주복은 어떤 이유로 더러워진 것처럼 보인다. 특정 사이즈 입자를 우주복으로부터 제거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가 남아 버려 더 더러워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처리에 의해 처음 스프레이를 이용한 뒤 가라앉은 먼지가 흩날렸을 수도 있다.

연구에선 분진을 줄이는 건 달 미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달 분진은 미세하고 날카롭기 때문에 우주복과 부츠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건강 문제까지 유발한다. 분진 입자가 우주선 모듈에 들어가 무방비로 우주비행사가 흡입해 버리는 일로 아폴로17호 우주비행사인 해리슨 슈미트는 달 먼지가 폐에 붙어 염증 등을 일으켜 이를 달 꽃가루 알레르기로 부르기도 했다. 따라서 우주복에서 분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건 중요하다. 달 분진은 미션 중 뿐 아니라 귀환 이후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구보다 16.6% 정도 중력인 달 표면에 멈춘 달착륙선에서 이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당연히 연구자도 알 수 없다. 또 실제로 사용하면 우주 비행용으로 설계한 스프레이 용기를 필요로 해 미션에는 액체질소 등 추가 적재도 더할 필요가 생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점이 크고 액체질소 청소 기술은 앞으로 달 미션에서 가치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 일환으로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낼 예정이며 2025년 이후 승무원 2명이 달 남극 지방에 착륙한다. 아르테미스 계획이 주도할 달 탐사 시대에 인류는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을 달 표면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주복 먼지를 떨어뜨리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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