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기자
대기 오염은 인간 건강에 큰 위험을 초래하고 정자 감소와 폭력 범죄 증가 같은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과 MIT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공기가 더러울수록 체스 플레이어 실수가 늘어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PM2.5는 대기 중을 부유하는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 미립자로 자동차 엔진이나 석탄화력발전소, 산불, 스토브 등 연소에서 배출된다. PM2.5는 기도 깊숙한 곳까지 침입할 수 있을 만큼 작기 때문에 인체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IT 지속가능한도시화연구소(Sustainable Urbanization Lab)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독일에서 열린 체스 토너먼트 3개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에선 체스 플레이어 121명이 경기에서 가리킨 3만 이상 손에 대해 스톡피시(Stockfish)라는 체스 엔진으로 평가해 얼마나 최적의 손에 가까운지 측정했다. 또 회장 내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 PM2.5 농도를 센서로 측정해 플레이어 에러율과 비교했다고 한다.
분석 결과 체스 토너먼트 회장 내에 있어 PM2.5 농도는 1입방미터당 14∼70마이크로그램 범위이며 많은 도심 공기에 필적할 정도 농도라고 한다. 또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 소음 등 요인을 고려해도 PM2.5 농도 상승이 플레이어 에러율 상승과 관련되어 있는 것도 판명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입방미터당 PM2.5 농도가 10마이크로그램 상승하면 플레이어가 실수를 범할 확률은 2.1% 올라 최적의 손으로부터도 10.8% 더 멀어졌다. 개인이 더 높은 수준의 대기 오염에 노출되면 더 많고 더 큰 실수를 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PM2.5 농도 상승에 의한 에러율 상승은 플레이어가 시간에 쫓길수록 악화되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토너먼트 규칙에서 플레이어는 110분 이내에 40회 손을 가리켜야 했다. 경기 종반인 31수에서 40수째에 걸리면 1입방미터당 PM2.5 농도가 10마이크로그램 상승했을 경우 에러율이 3.2% 증가하고 최적의 손으로부터의 괴리감도 17.3% 악화됐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대기 오염으로 인한 실수가 플레이어가 시간적 압력에 직면한 단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게 흥미롭다며 하지만 경기 종반 에러율 증가와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인터넷 체스 포럼 관계자는 전문 체스 플레이어는 이미 공기 질을 모니터링한다고 한다. 체스에서 인지 능력이 중요하며 이미 상위 플레이어는 공기 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선 체스 플레이어에 초점을 맞췄지만 PM2.5가 다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지 능력에 해를 끼칠 경우 영향 범위는 훨씬 넓어진다고 지적했다. 대기 오염이 손실을 초래한다는 논문은 점점 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정용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