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산업은 가솔린 차량에서 전기 자동으로 옮겨가면서 환경 보호라는 키워드가 강조되고 있다. 전기차라고 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에도 크게 공헌한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전기차 핵심 격인 리튬이온전지에서 빠뜨릴 수 없는 리튬 추출은 소금호수 광상에서 이뤄진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는 이웃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에 걸쳐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튬 산지인 광활한 소금 호수가 존재한다. 이곳에서 추출되는 리튬은 무려 전 세계 리튬 중 60ㅃ% 가까울 만큼 풍부한 자원이라고 할 정도다. 리튬 금맥으로 불리는 이 지역이지만 앞으로 5년간 리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는 3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가장 큰 요인으로는 대규모 EV 제조량을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튬을 추출하는데 소금호수 물을 말린 호수 증발 과정이 있지만 이 소금호수에는 상당한 플라밍고가 서식하고 있다. 최근 왕립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ies B)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빠르게 진행되는 리튬 추출 때문에 수자원 고갈이라는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같은 지역에 서식하는 플라밍고 감소가 관찰됐다고 한다. 아타카마 소금호수에서 리튬 추출에 초당 1,700m 물이 소비되어 버린다는 데이터도 있으며 결과적으로 2종류 플라밍고 감소가 현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에선 지난 30년에 걸친 플라밍고 관찰 데이터를 이용했지만 리튬 추출에 의한 수자원 고갈이라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인근 지역에선 플라밍고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가 없다. 이에 따라 리튬 제조에 의한 수자원 고갈이 플라밍고 생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현지에선 소금호수에서 리튬 추출에 반대하는 움직임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플라밍고는 아타카마 사막을 중요한 관광 명소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알은 중요한 현지 식량 자원이 되고 있다. 또 플라밍고가 호수 플랑크톤 등을 먹는 덕에 유해한 박테리아가 제거되는 효과도 지적되고 있다. 빠르게 플라밍고 수가 줄면 앞으로 어떻게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 증대 탓에 이런 플라밍고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장소로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