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기자
애플이 판매하는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는 몇 년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경쟁 업체를 누르고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는 뭘까.
2021년 3월 페이스북은 손 움직임만으로 제어할 수 있는 손목밴드형 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하고 프로토타입 영상을 공개했다. 페이스북 측은 제품 자체는 개발 초기 단계이며 일반 판매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애플은 페이스북 발표 직후인 5월 새로운 어시스티브터치(AssistiveTouch)라는 접근성 기능을 애플워치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워치OS 버전 어시스티브터치는 애플워치 디스플레이와 사이드 버튼을 건드리지 않고 주먹을 잡거나 손가락을 구부리고 제스처로 단말 조작이 가능하다. 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에서 애플이 경쟁자인 페이스북에 크게 선도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애플이 2021년 출하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1억 개 이상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애플워치나 에어팟 등을 포함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애플에게 큰 수익원이 되고 있다. 현재 애플 웨어러블 디바이스 부문은 연간 300억 달러 가량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앞으로 몇 년 안에 5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또 사용자 정의 실리콘 칩과 기술, 센서 등 기술과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디자인 수동 개발 프로세스, 여러 웨어러블 기기에 걸친 광범위한 생태계 등 3가지 요소로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 애플이 경쟁 업체를 10년 이상 앞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애플은 적극적으로 M&A 전략을 통해 기술과 인력을 구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증강현실 스타트업인 메타이오(Metaio), 추적 기술 개발사인 센소모토릭인스트루먼트(SensoMotoric Instruments), AR 헤드셋 개발사인 브이알바나(Vrvana), AR 글라스용 렌즈 개발사인 아코니아홀로그래픽스(Akonia Holographics), VR 콘텐츠 기업인 넥스트브이알(NextVR), VR 스타트업인 스페이시스(Spaces) 등 인수를 추진해왔다. 이미 웨어러블 장치 개발은 2∼3년 기간에 완결된 게 아니라 애플은 더 장기적인 리드타임 개발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애플이 웨어러블 긱 분야에서 경쟁자를 크게 앞설 수 있었는지 의문에 대한 이유로 5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는 진입이 빨랐다는 것. 경쟁사를 앞서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누구보다 빨리 진입하는 것이다. 기술을 더 개인적인 일에 사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애플이 몇 년간 해왔던 사명과 일치하고 있다는 것으로 어떤 의미에서 애플이 웨어러블 장치에서 잘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워치가 발표된 건 2013년 일이지만 2010년 발표된 6세대 아이팟 나노는 시계로 이용도 가능하며 실질적으론 애플워치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경쟁업체가 음성 컴퓨팅을 추구하는 것. 애플이 웨어러블 장치에 주력하는 전략을 명확하게 한 뒤에도 경쟁업체가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 진출할 때까지 시간 여유가 있었다. 이유 중 하나는 큰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는 건 음성 컴퓨팅 분야로 경쟁사가 생각했던 배경이 지적된다. 대다수 경쟁사는 웨어러블 장치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고정된 스피커를 통한 음성 지원 등에 주력했지만 결과적으론 이 판단이 애플에게 주도권을 허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셋째는 웨어러블 장치 설계에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 웨어러블 장치는 단순히 스마트폰 부품을 연결해 맞추는 것만으로 불충분하며 사용자는 장치로서 정교한 건 차고 싶어 한다. 많은 기업이 이런 장치를 디자인하는데 고심하지만 애플워치는 경쟁사보다 뛰어난 디자인을 실현하고 있다.
넷째는 생태계와 기술 우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서비스와 기능 생태계가 중요하며 애플은 모바일 디바이스 경험을 웨어러블 장치에 살려 자사 생태계에 애플워치를 통합했다. 이런 경쟁사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애플이 경쟁사를 앞서는 요인이 되고 있다.
5번째는 가격차가 작다는 것.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경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폰보다 저렴한 다양한 가격대 외에도 Ios에는 없던 기능을 안드로이드에서 제공하는 것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어팟이나 애플위치는 아이폰과 견주면 전체적으로 저렴하고 경쟁업체가 가격 면에서 경쟁할 여지가 작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정용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