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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을 거의 100% 작물에 전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사용되는 공중 살포 등 다양한 타입의 비료나 농약은 95% 이상이 농작물에 포함되지 않은 채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토양에 잔류하거나 지하수에 흘러들어가는 등 농약 낭비 뿐 아니라 토양과 주위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쳐 지속적인 농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나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이 농약이나 영양소를 거의 100% 작물에 포함시키는 게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고효율 농약을 식물체에 포함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곳은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토목환경공학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먼저 물에 녹기 쉬운 고분자 중합체인 PVP(Polyvinylpyrrolidone)로 코팅한 직경 50nm 이하 금 입자를 밀 표면에 도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금을 이용하는 건 안정된 물질이며 식물에 의해 대사되지 않기 때문에 추적이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금 입자를 밀에 살포한 결과 금은 잎 표면에서 안으로 스며들어 식물 혈관인 관다발을 통해 식물체 전체에 퍼진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잎에 분무한 나노 입자의 움직임을 보면 분무된 나노 입자는 먼저 잎 표면에 부착한다. 다음 나노 입자는 식물체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표피와 밀랍외층을 빠져나간다. 나노 입자를 식물체가 수분을 유지하고 가스 교환을 하는 표피를 통과하고 잎 내부에 도달하는 것. 그리고 줄기를 통해 식물 관다발에 흘러들어 식물 조직 전체에 들어간다. 일부는 관다발에 있는 영양분 통로인 체관부를 통해 뿌리로 간다. 이렇게 하면 식물은 나노 입자화된 영양분과 농약을 뿌리로부터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식물 표면에 부착된 나노 입자는 거의 100% 식물에 포함되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활용 방법을 기대할 수 있다. 산화아연 나노 입자를 식물체를 통해 토양에 방출, 작물과 토양 영양 상태를 한꺼번에 개선할 수도 있다. 또 식물체에 병원균이 들어가도 원칙적으로 균을 제거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나노 입자에 항생제를 날라 세균성 질병을 치료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입자는 표면 코팅에 이용하는 재질과 코팅 방법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갖도록 가공할 수 있다. 비가 내려도 흘러 내리지 않고 잎에 남아 계속 나노 입자와 빛 등에 반응해 효과를 내게 코팅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나노 입자에 의한 물질 운반 기술에 대해 농업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농작물 생산 효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라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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