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이 나오는 등 수십 년 만에 인류가 달에 착륙하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달 위를 걸어서 일주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해설한 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중력이 지구 6분의 1이라는 특수 환경인 달에서 도보는 어떨까.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따르면 아폴로 계획 기간 중 우주비행사가 달 표면을 걷는 속도는 2.2km/h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이는 주로 이동성이 고려되지 않은 우주복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제트기 기내에서 달 중력을 재현하고 디딜방아를 이용해 보행 속도를 확인한 2014년 연구에선 피험자는 5km/h 정도로 지구와 거의 같은 속도로 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트 비행기에서 5km/h 보행이 가능했던 건 손을 흔들면서 걸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팔지 진자처럼 움직여 중력 부족을 부분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 따라서 움직이기 쉬운 우주복을 채택하면 달에서도 5km/h 정도로 걷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달 둘레는 1만 921km이기 때문에 5km/h로 계속 걸을 수 있다면 91일 가량이면 달을 일주할 수 있다. 물론 이 계산은 식사와 수면 시간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며 실제로 달을 걸어서 돈다면 물자 수송이나 수면 장소 확보, 루트 선정, 우주복 개선 등 다양한 과제가 필요하다.
유럽우주국 전문가는 물이나 식량, 산소 등 수송이나 수면 장소 확보에 대해 물류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엄청난 물과 식량, 산소를 짊어지고 다니기 어렵지만 수면 장소와 쉼터를 겸한 대형 지원 차량에 물품을 담아 차량과 함께 산책하듯 걸으면 물자를 수송할 수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낮에는 지원 차량과 함께 걷고 밤이 되면 차량 안에 들어가 쉴 수 있다.
또 달 이동성 증가는 기존 우주복을 더 운동하기 쉽게 개선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도 일부 우주개발기관은 달에서 제대로 걷는데 필요한 진자처럼 팔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더 얇은 우주복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달을 걸어서 일주할 때에는 최단 거리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며 몇km 깊이가 있는 분화구 등은 우회할 필요가 있다. 또 빛과 온도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태양이 달 적도 부근은 표면 온도가 100도에 도달하는 한편 태양 빛이 없는 밤 부분은 영하 180도 근처까지 내려가는 걸 지적했다. 특별히 설계된 우주복과 지원 차량에 의해 열악한 환경에서 우주비행사를 보호할 수 있지만 온도 변화는 달 레골리스 상태를 바꾸고 이동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달을 이동하는 가장 위험한 게 태양 플레어와 코로나 질량 방출에 의해 달 표면에 방출되는 방사선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달에 방사선을 방지하는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달을 일주할 때에는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중력이 작은 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운동을 계속하기 때문에 달 일주에 도전하는 우주비행사는 42.195km를 넘어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선수 수준 지구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최고 속도로 계속 걸으면 1일 3∼4시간이 한계라고 한다. 1일 도보 거리를 20km로 가정하면 달 위를 걸을 때 일주에는 547일이 걸린다는 것.
이론상 달을 걸어 도는 건 가능하지만 인류가 이 위업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손에 넣는 건 적어도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