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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류, 먹으면 안 되는 걸 영상으로 배운다?

자연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꿀벌을 유인하는 식물이 있고 선명한 색으로 적에게 유독하다는 걸 알리려는 피식자도 있다. 그런데 말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인간과 달리 동물은 어ㄸ쩧게 해서 먹어도 괜찮은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할까.

동물과 의사소통을 하는 건 어려운 기술처럼 보이지만 연구를 통해 동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조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맥쿼리대학과 이위베스퀼레대학 연구팀은 겨울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는 핀란드 중부(Konnevesi Research Station)에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시설 내 먹이 장소에 피난을 온 조류를 포획해 박새 39마리, 푸른 박새 48마리 등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선 2가지 종류 아몬드를 준비하고 이전에 녹화한 동영상을 컴퓨터 모니터를 이용해 새들에게 보여줬다. 자신과 같은 종류 혹은 다른 종류 조류가 쓴 아몬드를 먹는 등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 뒤 새들은 시설 내 먹이 장소로 다시 보내졌다.

동물생태학저널(Journal of Animal Ecology)에 공개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눈에 띄게 마크를 붙인 아몬드와 일반 아몬드 중 어느 쪽을 먼저 먹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영상에 대한 영향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마크가 붙여진 아몬드를 먹는 수는 줄었다.

또 푸른 박새는 자신처럼 파랑새가 먹는 영상을 보는 편이 잘 배우고 있었다고 한다. 박새는 조류 종류 관계없이 동일하게 배우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연구팀은 새는 야생에서 배우고 서로를 관찰한다는 건 과거 연구에서 발견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조류 학습이나 동료와의 상호 작용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2종류 새는 겨울에 함께 몰려 있지만 실험에선 각각 다른 행동을 보여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

연구팀은 또 인간에 의해 초래된 유해 환경을 피하기 위해 사회적 학습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앞으로 연구를 계속 해 동물 사이에서 어떻게 정보가 전달되고 포식자와 피식자간 상호 작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갈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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