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인간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많은 직종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EO 같은 고위 경영직도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데 탁월하다. 따라서 시장 분석, 트렌드 예측, 의사결정 등 CEO 많은 업무를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인 것. 더구나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AI가 인간 CEO보다 더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높은 보수를 받는 CEO를 AI로 대체하면 기업은 큰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선 AI에게 기업 리더 역할을 맡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게임회사 넷드래곤 웹소프트(NetDragon Websoft)는 직원 5,000명을 거느린 기업이면서도 탕유(Tang Yu)라는 AI에게 CEO 업무 일부를 맡기고 있다. 또 폴란드 프리미엄 럼 제조사 딕타도르(Dictador)는 미카(Mika)라는 AI 기반 CEO를 발표했다. 미카는 CEO 취임 시 개인적 편견이 없고 조직을 위한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에 둔 공정한 전략적 선택을 보장한다고 선언했다.
edX 조사에 따르면 CEO 47%가 CEO 직무 대부분 또는 전부를 AI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 전임 디렉터는 CEO 업무 80%는 AI로 대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AI 발전으로 단순한 수리 능력 격차 뿐 아니라 문해력 격차도 해소되어 누구나 CEO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많은 직원이 원격근무에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인간 상사가 필요 없게 됐다는 점도 AI CEO 대체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에섹스대 비즈니스스쿨 피비 V. 무어 교수는 일부는 인간 상사와의 사회적 교류를 선호하지만 코로나 이후 많은 이들이 상사 없이도 괜찮다고 느끼게 됐다고 지적한다.
2020년부터 많은 사무직 근로자가 재택근무를 해왔고 지금도 주 며칠은 집에서 일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동료나 임원과의 의사소통은 기계를 통해 이뤄진다. 상대편에 사람이 있지 않은 기계와 의사소통을 나누는 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AI가 CEO 역할을 맡는 데에는 과제도 지적되고 있다. 먼저 AI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현행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는 수학적 추론이 비교적 서툴기 때문에 숫자를 많이 다루는 CEO 업무에서 잘못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CEO 업무는 아니지만 에어캐나다의 경우 고객 응대 챗봇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고객이 소송을 제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에어캐나다는 챗봇을 포함한 대리인, 직원, 대표자가 제공한 정보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패소했다.
또 AI가 아닌 인간에 의한 리더십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경영컨설턴트는 우리는 노력을 아웃소싱해왔고 이젠 지성도 아웃소싱하고 있지만 리더 수를 줄일 수는 있어도 여전히 리더십은 필요다고 경고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