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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찾아낸 新전략 ‘AI 클론’

미국에선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당시 선거 운동 기간 중 SNS 전략이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로 평가됐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바이든 현 대통령 시대를 거치며 내년 미국 대선에는 AI 파워가 큰 영향을 행사할 전망이다.

이미 공화당은 바이든 정권을 비판하는 AI 생성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AI 존재감이 커지는 요즘 인터뷰 영상이나 음성 등이 진짜인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이전보다 나오기 쉬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짜는 아니지만 가짜도 아닌 정치가 AI 클론이 등장하고 있다.

선거 활동 일환으로 전화로 지원 활동을 요청하는 미국에서 이제 다국어 음성을 AI로 처리하는 것. 뉴욕에 거주하며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이들 집에 뉴욕 시장 에릭 아담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물론 본인은 아니다. 지원을 부탁하는 녹음 메시지는 단조롭지만 유창한 스페인어. 물론 아담스 시장은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른다.

아담스 시장이 잘 구사하는 건 언어가 아니라 AI 전략이다. 지난 10월 뉴욕 시장 집무실은 AI를 사용해 다국어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른 언어 음성에는 유대인 이민자가 사용하는 이디시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이티 크레올어, 광동어 등 아담스 시장이 말할 수 없는 언어가 포함되어 있다.

다국어 음성 메시지 뿐 아니라 AI 활용 일환으로 시 서비스와 운영에 관한 질문 챗봇 서비스 마이시티 챗봇(MyCity Chatbot)도 시작했다. 물론 챗봇 사이트에는 때론 부정확하고 유해하거나 편견 있는 내용이 표시될 수 있다는 주의도 표시되어 있다.

일부에선 시장이 스페인어를 모르는데 마치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것처럼 유권자에게 오해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이라는 다민종이 얽힌 지역에서 자신의 뿌리에 관계가 있는 언어로 말한다는 건 친근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려 사항도 있지만 어쨌든 AI 클론 정치가는 세계적인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 모디 총리는 인기 발리우드 곡을 노래하는 AI 생성 영상을 선거 전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350만 회 이상 재생되는 성공을 거뒀다. 그 뿐 아니라 모디 총리가 말할 수 없는 남인도 타밀어와 텔루구어, 칸나다어로 노래하는 영상도 확산됐다.

선거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표일까지 더 많은 유권자에게 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설을 한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선거 운동을 하려면 연설이나 이벤트 참가만으론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찾는 게 AI인 것이다.

정치가 본인에 한없이 가까운 AI 클론은 유권자가 말하는 언어로 말하고 개개인과 의사 토론을 해 더 깊이 공약을 어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광고 업계에서 항상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타깃 광고처럼 AI를 활용하면 무서울 만큼 강화되어 갈 수 있다.

인터넷에 있는 모든 개인 정보와 AI를 더하면 같은 상품을 홍보하는 동일 광고 캠페인에서도 개개인 요구나 취향에 맞게 더 개별 맞춤형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개인 이름을 부르는 일도 있을지 모른다. AI를 이용한 선거 운동인 AI 클론 정치가는 이런 타깃 광고 연장선상에 있다.

인도 라자스탄주 의원 선거에선 이미 AI 맞춤형 선거 운동이 시작됐다. 왓츠앱에서 입후보자 커스터마이징 음성 메시지를 내보낼 계획이다. 이 기술 개발사 측은 정치인이 전화 메시지를 받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마치 정치인이 자신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팬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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