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아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미국 사법부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아이 정신겅강에 해를 끼친다며 개발사인 메타에 소송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SNS보다 아이 생활 모든 측면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간섭하는 이른바 헬리콥터맘(helicopter parent) 그러니까 과잉보호하는 부모가 아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고 있다.
미국심리학회가 복수 선행 연구를 분석한 결과 소셜미디어가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가 복수 존재함에도 이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아이에게 소셜미디어는 본질적인 이익이나 해인지 모른다. 한편 일부 아이에게 소셜미디어는 혜택을 줄 수 있는 것도 밝혀지고 있다. 구체적으론 온라인상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아이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데 있어 이점 중 하나로 들 수 있다. 반면 일부 사례에선 소셜미디어가 자녀가 갖고 있는 기존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과거 연구를 분석하면 소셜미디어가 아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아이에게 나쁘다는 통설은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 보건복지부 공중위생국은 소셜미디어와 청소년 정신건강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 존재를 지적하고 소셜미디어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소셜미디어가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통설은 아이를 소셜미디어로부터 멀리 하기 위한 연령 확인 규칙 추가나 연령 제한 추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소셜미디어 규제를 추진하는 이들은 10대 청소년 자살률에 관한 그래프를 인용해 자살률 상승이 소셜미디어 대두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래프에선 소셜미디어가 대두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남녀 모두 자살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10대 청소년 자살률에 관한 데이터를 200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에 걸쳐 자살률이 대폭 증가하고 이후 2000년까지 한꺼번에 자살률이 급강하하고 있다. 이런 그래프와 소셜미디어, 아이 정신건강 악화를 맺으려 한 연구가 모두 실패한 걸 감안하면 아이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건 다른 요인이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소아과학저널(The Journal of Pediatrics)에 게재된 최신 연구는 소셜미디어 이상으로 아이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파악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아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소셜미디어보다 헬리콥터맘이라고 한다.
이 연구에선 아이가 어른 동행 없이 이웃이나 마을을 이동하는 능력인 자립 이동 능력에 초점을 맞춘 선행 연구를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1970년부터 1990년에 걸쳐 아이 자립 이동 능력은 대폭 감소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초등학생 아이에게 주는 허가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혼자 걸어서 돌아가는 허가가 주어지는 비율은 1971년 86%였지만 1990년에는 35%, 2010년에는 25%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공버스 사용 허가 비율은 1971년 48%, 1990년 15%, 2010년에는 12%까지 감소했다.
더구나 2010년부터 2012년에 걸쳐 16개국에서 아이 자립 이동 능력을 비교한 다른 연구에선 핀란드가 아이에게 자립 이동 능력을 많이 주는 국가로 두드러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서 핀란드 아이는 7세까지 도보권내를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며 8세까지 대다수가 간선도로를 횡단하는 허가를 얻고 혹은 학교에서 혼자 귀가하거나 어두워지고 나서 혼자 외출하는 허가를 얻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9세까지는 대다수가 자전거로 간선도로를 혼자 주행할 수 있게 되고 10세가 되면 대다수가 노선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한다.
미국 전국 개인 교통 조사에 따르면 도보 또는 자전거로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은 1969년 시점 47.7%였지만 2009년에는 12.7%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논문에선 미국 아이에 대해 부모가 주는 자립 이동 능력에 관한 연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미국 아이에게 주어지는 자립 이동 능력은 핀란드보다 영국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질병예방관리센터 CDC 데이터에 따르면 15세 미만 아이 자살률은 1950년에서 2005년까지 3.5배 증가하고 있으며 2005년에서 2020년까지 2.4배 증가했다. 이렇게 크게 자살률이 증가한 연령층은 없으며 2019년에는 자살이 10∼15세 아이 사인 2위가 되어 불의의 상해에 이은 사망 원인에 이름을 올렸다. 더구나 2019년 열린 청소년 위험 행동 조사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 중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학생 비율은 18.8%이며 자살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 학생 비율은 15.7%, 1회 이상 자살 미수를 한 적이 있는 학생은 8.9%, 치료가 필요한 수준 자살 미수를 한 적이 있는 학생 비율은 2.5%라고 한다.
또 자녀가 가정에서 자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미래 행복을 예측하는 심리적 특징 사이 관계도 조사되고 있다. 조사 결과 자기 구축 시간량과 감정 제어와 사회적 능력, 2년 뒤 자주 규제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 또 아이가 나무 등반 등 고의로 위험한 상황에 몸을 두는 것 같은 놀이를 실시하는 건 공포증 발병을 막아 긴급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아이의 자신감을 높이는 것에 연결되어 미래 불안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밖에도 성인에게 어린 시절 경험을 회상하게 하는 연구에선 어린 시절 독립적인 활동을 허가받은 사람은 이후 삶에서의 행복도가 높다는 것도 밝혀졌다. 초등학생 시절 자유롭고 모험적 놀이를 많이 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이런 경험이 적다고 응답한 사람과 비교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고 또 다른 유사 연구에서도 어린 시절 자유 놀이량이 성인 이후 사회적 성공과 목표 유연성 척도와 양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분명하다고 한다.
더구나 대학생에 대한 부모 과보호 정도와 과잉 관리 정도를 평가한 연구에선 과보호적 육아 스타일과 불안, 우울증 정도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간섭이 많은 부모 아이는 우울증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아이 정신건강에 대한 최신 논의 대부분은 디지털 기술 이용 증가 그 중에서도 소셜미디어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보고 있는 시간이나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 중 하나가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2개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