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발병하면 단순히 발열이나 기침 같은 인플루엔자와 유사 증상으로 고통받을 뿐 아니라 피로감이나 인지 능력 저하라는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롱코비드(long COVID)라는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 이런 롱코비드 위험을 저렴하고 널리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복용해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롱코비드는 강한 피로감이나 체력 저하, 관절통 등 신체적 증상에 더해 브레인포그라고도 불리는 인지 능력 저하 등 증상을 가져온다. 미국 뉴욕주에서 산재 청구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롱코비드를 앓는 청구자 71%는 계속 치료를 필요로 하거나 6개월 이상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감염 후 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롱코비드 환자 18%는 직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확인되기도 했다.
이런 롱코비드 위험을 약물 치료로 경감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은 미국에 거주하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랜덤화 위약 대조 시험을 실시했다. 모두 비만을 앓고 있던 피험자 1,126명은 코로나19 검사로 양성으로 진단된 뒤 절반이 저렴한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는 실험군, 다른 절반이 메트포르민 위약을 복용하는 대조군에 할당됐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해 혈당치를 낮추는 당뇨병 치료약으로 저렴하고 비용 효과가 높기 때문에 구미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1선택약에 추천되고 있다. 모델링 연구는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실제로 과거 임상 연구는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126명 중 93명은 롱코비드로 진단됐다. 롱코비드 진단 피험자는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실험군에서 6.3%인 35명,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에선 10.4%인 58명이며 메트포르민 복용으로 롱코비드 위험이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발병 4일 이상 경과한 시기 메트포르민 복용을 시작한 피험자보다 증상 4일 이내에 메트포리민을 복용하기 시작한 피험자 쪽이 롱코비드 위험이 낮다고 한다. 덧붙여 이번 연구에선 메트포리민 외에 다른 약물(INN : ivermectin)도 테스트했지만 이런 약물은 롱코비드 위험을 경감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포르민은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임신 중이나 수유 중 여성에 대한 안전성도 검증이 끝났다. 이번 임상 시험에도 임신 중인 여성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 이번 연구는 비만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 자체에 작용한다고 보고 비만이 아닌 사람에 대한 롱코비드 위험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